상하이에 살 때 친하게 지내던 동생 소옥이가
베이징 들렀다가 산동성으로 간다고 해서
하루 만나기로 함.
어차피 나도 학생이라 시간 널널하고
일단은 숙소로 가서 픽업하고 아빠 차 빌려서 나감.
그렇게 도착한 곳 난뤄구샹.
중국판 인사동.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몰려있고
50년대 중국의 벽돌집이 아직 남아있는 곳.
내가 여길 좋아해서 우선적으로 온 건 아니야.
고양이 머리핀 장착.
이거 올해 할로윈에 써먹어야지.
길바닥에서 10원주고 삼 ㅋㅋㅋ
그래 너랑 나랑 오늘 이러고 이 동네의 미친X이 되자.
이거 아직도 가지고 있다.
줄 끊어먹고 잃어버린 내 닥터드레 헤드셋.
아 겨울엔 귀마개 대신 저게 최고인데.
화장실 갔다가 봉변당함.
한국애들 이 사진 보여주면 기겁함.
아놔 문짝은 그렇다 치고 벽 어디 갔는데.
더 웃긴건 냄새 안남. 깔끔함. 벽만 없음.
화장실로 들어오는 큰 문 그냥 통으로 걸어잠궜다.
내가 당황해서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자
소옥이가 왜 그러냐며 쳐다봄.
수퍼 갔다가 봉변당함.
인형 아님. 살아있음. 만지려니까 다가옴.
아니 니가 왜 여기 있는건데.
수퍼 주인한테 물어보니 그냥 기른다고 함.
애완견 아닙니다 애완닭입니다.
난뤄구샹 관광 마치고 이번엔 이화원으로.
학교에서 자전거 타고 30분이면 오는 곳인데
난 뭐가 힘들다고 여기를 여태 못 왔을까.
너무 때가 늦어 연꽃은 이미 다 졌지만
비오는 날의 이화원도 운치있다.
오셨으니 한 장 찍어드려야지.
진시황이 이 호수를 팠고
파낸 흙을 쌓은 것이 뒤에 있는 산이라는 일화는 유명하다.
생각해보니 난 상하이에서 잘 해준 것도 없는데
언니라고 부르며 찾아와준 소옥이도 고맙네.
비가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도 없고
간간이 물놀이하는 배들만 다닌다.
학교로 돌아와서 저녁 먹고 소옥이 방에 데려다주고 나도 숙사로.
한국인이 베이징에서 중국인을 가이드하다니 묘하네.
'중국 유학생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Belal's Birthday Party @ Pyro Pizza 20121116 (0) | 2012.11.12 |
---|---|
엄마아빠랑 아파트 산책 @ 양광샹동 20121001 (0) | 2012.10.01 |
관광객 모드 on, 중앙방송탑 놀러가던날 20120726 (0) | 2012.07.25 |
베이징에 홍수 나던 날. 20120721 (0) | 2012.07.21 |
2012 청화대 국제관계학 학술회의 조교. 20120715 (0) | 2012.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