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경주 출장이 있었음
직원 약 8명이 단체로 이동하였고
나는 출장 과정이 끝나고 경주에 남아서
회사에서 주는 기차표를 아주 뽕을 빼기로 함
7월 중순 불볕 더위에서의 경주 여행은 이렇게 시작됨
보이십니까 저 해가 쨍쨍한 하늘
덕분에 사진은 잘 나오겠지만
저는 회사 지정 호텔을 쓴 관계로 짐을 맡길수가 없어서
포항에 사는 친구가 퇴근하고 데리러 올 때까지
저 짐들 다 들고 그냥 경주 여행을 하자!
라는 미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저날 경주 기온 34도였음
미친 짓을 하기 전에 일단 배를 채웁니다
경주가서는 저렇게 시크쏘핫 한 검은색 기와집에서
시원하게 커피를 마실 수가 있습니다
경주에 사는 친구가 와서 점심도 사 주고
일단 석굴암까지는 태워다주기로 함
왜 석굴암이냐 하면 그냥 석굴암이 불국사보다 더 산 위에 있어서
걸어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좀 더 쉬울 것 같아서
석굴암은 입구에서도 산길을 따라 10분정도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산길이지만 경사가 그렇게 가파르거나 하지 않아요
그리고 신기한 경험을 했다
아스팔트가 없는 산길은 이 날씨에도 하나도 안 덥다!
석굴암 입장료 성인 6천원
어렸을 때는 분명 석굴암 안쪽에 들어갔던 것 같은데
이제는 습기 조절을 위해 유리판으로 밀봉해놓았고
사진 촬영도 못하게 해서
밖에서 셀카만 한 장 찍
우리가 생각하는 그 부처님은 부처님 오신날만 접견 가능
원래 계획은 사실 석굴암에서 불국사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셔틀버스는 매 시간 정각에 한 대씩 있고
내가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은 3시 12분 쯤
잠깐 고민에 빠짐 그냥 기다릴 것이냐 아니면 걸어내려갈 것이냐
지도를 찍어보니 걸어내가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명됨
석굴암에서 불국사까지는 등산로를 이용하면 걸어서 50분
아까 그 짐을 다 들고
점심 같이 먹은 친구가 준 선물까지 다 들고
저 샌들 신고 발톱에 패디큐어까지 한 채로
산길을 걸어가는 미친짓을 한 번 해봅시다
에이 여행다닐땐 18키로짜리 배낭 메고 뛰어다녔어
내려오다가 마주친 토함산 다람쥐
청설모 아니고 정말 줄무늬 세 줄 있는 한국 토종다람쥐
줄게 없어서 미안해~~ 를 외치다가 생각해보니
아까 회의실에서 쏟아지길래 일단 줏어서 주머니에 처박아두었던
하루견과가 생각남
다람쥐 3마리에게 총 견과 1봉지 상납했습니다
다행히 나무들이 가려주어 그렇게 땡볕은 아니라서
내려오는 길이라서 엄청나게 힘들지도 않았고
결국은 전 해볼만 했다에 한 표 거는데
문제는 내려왔더니 오히려 불국사 앞마당에 볕 피할데가 없어서
불국사에서 성불할뻔 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다보탑 앞에서 한 컷
10원짜리 뒤에 있어서 작아보이는데 얘 엄청 큼
다른 게 아니라 다보탑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별 거 없어요
그냥 제가 석가탑보다는 다보탑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버스 타고 또 45분 걸려서
아까 출발했던 황남대총 커피거리로 돌아와서
천마총을 구경갑니다
얘는 천마총에 온 모든 사람들을 줄 세워서
츄르와 물을 상납받고 사진 같이 찍게 해주던
아주 상술이 뛰어난 천마총 고양이
너...많이 해봤구나?
황남대총 안에는 약 7개의 고분군이 있지만
8월 6일날 한국사 능력검정을 보는 저로서는
가장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는 천마총으로 고고씽
저게 무려 1500년 전에 만들어진 금관입니다
찬란한 통일신라 시대의 유물들을 구경하고
여기가 포토스팟인듯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진찍고 있음
저기서 찍으면 능 사이에서 해질녘 배경으로 찍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저는 인생샷 건지기에는 이미 꼴이 엉망이고
배도 고프로 목도 마르고 친구가 데리러 온다해서
그냥 지나갑니다 이런거 눈으로 담으면 됩니다
그리고 포항으로 이동해서 친구집에서 하루 신세 지고
거하게 다음날 잘 먹고 잘 놀고 서울 올라왔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경주 가실 분들은 주의하실 점
고층건물이 없어서 정말로 볕 피할 곳이 없습니다
석굴암 불국사는 시내에서 거의 1시간 거리에 있구요
석굴암에서 불국사까지 걸어오기도 할 만은 하지만
신발은 운동화를 신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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