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남친이랑 휴가갈라고 수영장 있는 펜션을 예약했는데
남친 회사 일로 휴가를 못 간다고 급 취소한댄다
단톡방에 툴툴대고 있는데 급 떠오른 생각
'그럼 내가 대신 갈까????'
어차피 올해 연가도 많이 남았겠다
무엇보다 난 수영장이 너무 가고싶었다 ㅠ^ㅠ
그래서 화요일날 소식듣고 수요일날 돈 보내주고
목요일날 펜션에 오는 미친짓을 했다는 스토리
회사에는 포부도 당당하게 저 내일 연가씁니다 하고 나감
근데 이 펜션 수영장이 너무 맘에 들어
풀빌라였으면 수영장 작아서 기분이 안 났을건데
차라리 수영장이 크니까 나가서 노는 맛이 있다
다른 방 사람들 오면 눈치껏 비켜주는 게 예의
차마 블로그에 올릴 수는 없지만
둘이 수영장에서 사진 백장씩 찍음
남친이랑 오면 대충 첨벙대다가 들어갔을텐데
수영 실컷 하고 사진도 실컷 찍고
내 친구 만족도 매우 상승
서해안에 있는 '미스터와이' 펜션이었습니다
여자 둘이 해질때까지 수영하다가 해지고 나서는 고기 구워먹고
아침에 일어나서 막간을 활용하여 수영 또 하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뭐라도 해야지라고
맘 먹고 찾아간 곳이 요새 힙하다는 뻘다방
요새 휴가가 멀리는 못 가니
펜션갔다가 예쁜 카페 가는게 유행인가 봄
바닷가 바로 앞에 있고 좌우로 긴 카페입니다
도착한 게 오전 11시 쯤이었는데 이미 사람이 꽤 많음
바닷가 보이는 자리는 별로 없고 안쪽 자리만 남았는데
커피가격 사악해요 커피 두잔 케익 하나해서 2만원 넘음
또 요새 유행하는 카페라는게 커피 맛보다는
이렇게 사진찍어서 인스타에 흔적 남기는 게 정석인가 봄
모든 사람들이 다 사진찍고 있음
바닷가에도 사진찍을만한 포토존이 있기는 한데
우리는 이 더위에 저기까지 내려가지 못하는 30대 후반이죠
그래도 왔다고 남들 하는건 다 해봄 ㅋㅋ
새로 산 옷 개시도 함 ㅋㅋㅋ
넘나 만족스러운 것
늘 혼자 다니다 보니
여자끼리 오면 이런 즐거움이 있구나
그리고 집에 가기 전에 시흥시 데이트 스팟이라는
관곡지 연꽃 생태공원에 들렸다
그 앞에서 배고프니 호떡을 하나 사 먹고
뭐야 저거 연꽃이 보라색이야
연꽃이 다 피면 정말 볼만했을 것 같아서
사실 뻘다방보다 여기가 훨씬 맘에 들었는데
볕 피할데가 전혀 없고 너무 더워ㅠㅠ
40도에 육박하는 2021년 7월에 간겁니다
그리고 연꽃은 가장 더운 날 가장 활짝 피죠
이 생태공원의 자랑
사람 얼굴만큼 크다는 자이언트 연꽃
왔으니 나도 인증샷 한 장은 박아줘야지
꽃 사진 찍으러 출사오신 분들 엄청 많음
그리고 저는 지하철 7호선 천왕역에 내려줘서
지하철타고 집에 왔습니다
근처 펜션 가서 목적없이 놀아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
꽤 만족스러운 여름휴가였습니다
그래 가끔은 이런 급발진을 걸 때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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