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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생 시절

졸업앨범 사진촬영, 학교 한바퀴. 20121205

이번에 논문 통과한 석박사 졸업생들은

 

졸업앨범과 석사학위증명서에 들어갈 사진을 찍어야 하므로

 

 5일날 제 1교 건물로 모이라는 호출을 받음.

 

다행히 사회과학대학은 시간이 오후라서

 

점심 먹고 기숙사로 돌아간 뒤에

 

얼굴에 2시간동안 포토샵을 함.

 

한국에서라면 메이크업 샵에 갔겠지만

 

여긴 그딴것도 없고 있다고 해도 믿을수가 없으므로.

 

 

2시간동안 두드려서 만들어낸 내 얼굴.

 

머리말고 속눈썹 붙이고 진짜 화장만 2시간 했음.

 

그리고 머리랑 화장 망가질까봐

 

학교 안에서 학교 안으로 가는데 10위안 주고 택시탐 ㅋㅋㅋ

 

안돼 어쩔수 없어 이 사진 평생 갈 사진이란 말야 ㅋㅋㅋ

 

 

 

촬영 끝나고 돌아오는 길.

 

1교에서 곧바로 걸어내려 오면

 

내가 공부하던 사회과학대 건물들을 지난다.

 

졸업식까지 한달 남았다.

 

내가 정말 청화를 떠나는구나.

 

 

 

봄만 되면 CC들의 천국이었던 청화원.

 

난 한 번도 여기 와서 데이트할 일이 없었다는 건 비밀.

 

봄이 되면 잔디가 푸른색으로 자라나고

 

덩굴에 꽃이 펴서 정말 예쁜 장소가 된다.

 

그리고 내년 그 때쯤에 난 여기 없겠지.

 

 

 

바람이 너무 불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는 셀카.

 

개밥그릇에 밥주던 10식당과

 

내 논문 뽑느라고 하루에도 서너번씩 들락거렸던

 

10식당 2층의 복사집.

 

진짜 이젠 전부 추억으로 남는다.

 

내가 청화를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 몰랐다.

 

 

 

우울한 일 있으면 혼자 와서 울던

 

내가 젤 좋아하는 우리학교 천체관측대.

 

날씨 좋은 날에는 내 방에서 높은 천체관측대가 보인다.

 

계절이면 계절마다 봄,여름,가을,겨울

 

이 관측대만의 매력이 있다.

 

지난 2년 반 동안, 정말 고마웠어.

 

 

 

청화호 옆에있는 정자.

 

생각해보니 수백만번도 더 이 앞에를 지나갔으면서.

 

여기 2층에 올라가 본 적은 손으로 꼽는다.

 

그냥 쉬었다 가도 됐을 텐데

 

난 뭐가 그렇게 바빠서 그냥 지나갔던걸까.

 

 

 

공공기물에 낙서하면 안되는 거 알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가기는 또 뭔가 서러워.

 

곧 졸업합니다. 2년 반 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먼 훗날 돌아왔을 때 이 글씨가 그대로 있으려나.

 

 

 

그렇게 해서 나온 졸업앨범 사진.

 

다행이야 사람이야 ㅋㅋㅋㅋㅋㅋ

 

아 입학할 때 학생증 사진은

 

사람 아니라 짐승을 만들어 놓더니

 

그래도 이정도면 만족할 만 한 거 같다.

 

한국처럼 고퀄 포토샵은 바라지도 않아.

 

 

 

그날 저녁 LUSH Quiz night 고고씽.

 

난 이제 다 끝났다 진짜 노는 것 밖에 안 남았다.

 

노르웨이 친구 미쉘.

 

난 화장해야 예쁜데 얜 쌩얼도 예쁘구나ㅠㅠㅠㅠㅠ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은 순간이

 

정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