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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6주 여행

브라티슬라바 첫날 - 블루처치, 츄맨, 브라티슬라바 구시가지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슬로바키아는 90년대 초반까지 체코-슬로바키아였고


브라티슬라바는 한 나라의 수도가 아니었다


내가 태어났을 때에는 존재하지도 않았었던


그 나라의 수도로 어쩌다가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건지


진지하게 한번 고민을 해 보자



동유럽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게 문제인건지


아니면 정말 실제로 경제적 차이가 눈에 보이는건지 모르겠지만


같은 벌판이라도 이상하게 동유럽쪽은 황량해 보인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는 상당히 목가적인 분위기였는데



브라티 슬라바 도착, 일단은 숙소에 짐을 풉니다.


아 근데 하루만 묵을 거니까 일단 그냥 참자라고 생각했지만


이 숙소는 누가 물으면 가라고 추천하지는 않을듯


Fredi next to Mercury 호스텔이었는데 도미토리는 정말 비추


본채는 일반 호텔이고 별채가 도미토리 룸인데


청소 제외하고 도미토리 룸은 거의 관리가 안 되고 있었고


본채로 연락할 방법도 없고


이럴거면 차라리 길 건너에 있는 프랜차이즈 호스텔인 dream hostel Bratislava를 추천


프랜차이즈 호텔들은 전반적으로 가격은 5천원쯤 비싸지만 관리는 훨씬 잘 된다


 


짐을 풀고 시내까지 걸어갑니다 여기도 사람이 없기는 매한가지


호스텔에서 관광지가 몰려있는 구시가지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


그 대신 호스텔에서 기차역까지가 걸어서 5분 거리


내일 밤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일부러 기차역에서 가까운


이 호스텔을 잡은거였음



이 고풍스러운 아우라가 넘쳐나는 장소는 바로 우체국입니다.


내일 분명 여기도 부활절 휴가라고 문을 닫을 게 뻔하기 때문에


당장 우표를 사야지 일단 엽서를 보낼 수 있어요


손발짓으로 한국으로 보낼 엽서에 붙일 우표를 달라고 함





한국까지 엽서 잘 왔음


일단 골목길에서 한 컷


유럽 도시들 풍경이야 대부분 비슷비슷 하다지만


브라티슬라바는 도시 전체가 아직까지 옛날 성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고


이런 낡은 돌길에 낡은 건물들


중세시대로 돌아왔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부분의 도시들이 시티투어 버스나 시티투어 마차나


시티투어 세그웨이 여튼 시티투어 교통편을 운영하는 데


브라티슬라바의 시티투어 버스는 이렇게 생겼음


나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뚜벅이족


하지만 생각있으면 그냥 타보시는걸 권함


타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기도 했고



몰랐는데 나중에 트립 어드바이저를 뒤져보니


이분 나름 브라티슬라바에서 유명하신 분이더라


사람들이 줄서서 사진찍는 핫한 성지인


다들 얼마나 만졌는지 애가 아주 맨질맨질 함


그래서 내도 부탁해서 한 장 찍기는 했는데


아직도 이분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목적지 블루처치


보자마자 와 예쁘다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카메라가 색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정말 제대로 예쁜 파란색이었는데


브라티슬라바의 랜드마크 유대교 교회


근데 예뻐 정말 예쁘다. 여태 유럽 다니면서 본 모든 교회와 성당 중 제일 예쁘다.


아 진짜 이 색깔이 아닌데


색깔도 이쁘지만 보다시피 겉 부분에는


유리와 타일을 이용해서 장식했다


교회 전체가 작은 보석같다


이 교회 모양으로 오르골 만들면 잘 팔릴 것 같은데



돌아오는 길에 브라티슬라바 시청사 앞이었나


분수대에 앉아서 한 장


지나가는 애기 어머니한테 찍어달라고 부탁함


잘 찍어주심 감사합니다


계속 비가 오고 분수대가 젖어있는 관계로


지금 저 포즈는 내 손을 내가 깔고 앉은 포즈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브라티슬라바 성


저기는 내일 올라갈 거고


그냥 여기는 모든 동네 분위기가 다 이래


옷만 바꿔 입으면 중세로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그리고 음악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교회 앞에 촛불들이 모여있길래 부활절 기념 촛불인가 했는데


부정부패를 취재하다가 총격으로 사망한 기자 얀 쿠치아크를 추모하는 촛불이었다


2월 중순에 얀 쿠치아크가 사망한 시신을 발견됐고


오늘 내가 돌아다녔던 시내 광장과 구시가지에


4만명이 모여서 부정부패 항의 시위를 했다


공산권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3월 25일 결국 총리가 사임했도


3월 31일 내가 브라티슬라바에 도착했다


우리의 촛불집회처럼 슬로바키아의 역사 한 장이 지나가고 있었다.



사망 당시 저 두 사람은 27살이었다.


비가 와서 촛불이 다 꺼져 있길래


라이터로 남아있는 촛불들을 다 다시 붙였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거밖에 없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