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츠부르크에서 일어난 둘째 날
숙소 방이 너무 좁아서 또 투덜투덜하며 아침을 먹으러 가니
이런 풍경이 식당에서 날 맞이하고 있다
응 그래 모든게 다 용서된다
방이 좀 좁으면 어떠하리 잠만 자면 됐지
숙소에서 제공해주는 아침식사
배 빵빵하게 채우고 출발해야 한다
오늘은 할슈타트 가는 날 점심 어디서 어떻게 될지 몰라
유럽 식당들의 제멋대로인 오픈시간 이젠 나도 모르겠고
찰츠부르크에서 할슈타트까지는 기차로 약 2시간 거리이다
나는 1등석 티켓 소지자니 당당히 1등석으로
찰츠부르크에서 할슈타트를 가는 방법은
버스 - 기차 - 배로 환승하거나
기차 - 배로 환승하는 두 가지 방법이 대부분인데
난 기차표 15일이니 기차 - 배 방법을 이용하기로 결정
기차표 아껴봐야 똥된다 네덜란드 이후에서는 쓰지도 못해
사실 이 방법이 제일 비싼 방법이라서 별로 선호들을 안 하는 듯
저도 유레일패스 없었으면 아마도 다시 생각했을 듯
창밖으로 이런 풍경이 지납니다
야 하나하나 그림이다 정말
찰츠부르크에서 할슈타트에 가려면 Attnang-Puchheim 역에서 꼭 환승을 한번 해야 한다
한승은 그냥 번호랑 목적지 따라 승강장에 잘 서있으면 되는거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겁먹지 마셈
이제 배를 타러 갑니다
혹시 몰라서 찍어온 할슈타트 진입 배 시간
할슈타트는 작은 마을이라 한나절이면 충분히 볼 수 있고
여기서 대도시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꼭 계산을 해서 배 타고 나오셔야 합니다
편도 5 유로 왕복 10 유로
그리고 유럽의 가장 부러운 점 중 하나
웬만한 대중교통을 개와 함께 대부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배 타고 건너면서 찍은 사진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산기슭 마을이 바로 할슈타트
이름으로만 듣던 그 관광지라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배에 탄 관광객은 70%가 한국인 아니면 중국인
한국인 대학생 한 명 사귀어서 서로 사진 찍어주기로 합의봄
할슈타트 도착
여러분 사진 찍을 때에는 꼭 카메라 렌즈를 닦고 찍으세요
산 뒷쪽으로 차를 타고 빠지는 길이 있다고 듣기는 했는데
그냥 와, 예쁘다 란 소리가 절로 나오는 마을이다
평생 이런 작은 마을에서 산다는 건 정말 어떤 기분일까.
난 맵스미 어플을 쓰는데
할슈타트가 찰츠부르크에서 벗어난 지역이라는걸 몰랐고
이 지역의 지도는 다운로드를 안 해서 핸드폰은 먹통이 되어버렸다
어차피 이 작은 동네에서 길을 잃어봐야 얼마나 잃겠냐
그냥 발 가는 대로 정처없이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찾아낸 우체국.
난 현지 엽서를 그 자리에서 써서 그 지역 인장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내주는 것이 취미였기에
먹이를 발견한 새처럼 우체국으로 뛰어들어 갔으나
.....닫음......
뭔놈의 관공서가 문을 오후 2시에 닫냐
니네 진짜 이러고도 월급받냐 여기나 저기나 공무원이 짱이야
하지만 이 때는 몰랐다.
할슈타트는 대도시를 가기 위해 거쳐가는 길목이라서
대부분의 관광객은 아침 일찍 들어와서 점심먹고 빠지고,
때문에 모든 식당과 상점은 2-3시에는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엽서가 문제가 아니라 점심을 굶게 생겼다.
어쩐지 선착장 바로 옆 노점상 핫도그 가게에 사람이 그리 많더라니
일단 급한대로 물은 한병 사 들고
길거리에서 만난 고양이에게 하이파이브를 시도하였으나
냥냥펀치만 한 대 맞고 후퇴.
식당이 대부분 문을 닫은데다 문 연 식당들은 정말 너무너무 비싸기에
결국 선착장 옆 노점상에서 소세지 핫도그로 대충 배를 채움.
.........짜.......ㅠㅠㅠ
서유럽 음식 넘나 짠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핫도그 짜 슈니첼도 짜 감자튀김도 다 짜ㅠㅠ
그리고 오후 4시 반 배를 타기 전까지 다시 섬을 둘러보기 시작
섬의 가장 높은 곳에 있었던 성당 앞의 묘지
대부분 할슈타트 출생, 할슈타트 사망인 사람들의 묘지이다.
여자 걸음으로 걸어도 두 시간이면 다 둘러보는 이 작은 동네에
편의점도 PC방도 아무것도 없다시피 한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라 가족 사업을 물려받고 평생 알던 사람과 결혼하고
그렇게 아이를 낳고 또 이 작은 마을에 죽어 묻힌다는게
도대체 어떤 인생일까 난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대망의 인증샷 남기기ㅋㅋㅋㅋ
어머 여긴 왔으니 찍어야 해 찍는 족족 그림이야 ㅋㅋㅋㅋ
내 앞통수는 정말 가관이니 뒷통수만 보세요
저 모자도 가져갈까 말까 하다가 가져간거고
나 두꺼운 옷 없어서 패딩 위에 털점퍼 껴입고 있다 ㅋㅋㅋㅋ
여긴 정말 여름에 왔어도 멋있을 것 같지만
겨울에 와서 보는 이런 설산도 나름 그 매력이 있다
근처에 스키장이 있다고도 들었는데
이런 자연설에서 스키타면 그것도 장난 아니지 싶다
할슈타트란 동네가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옷 껴입은 멧돼지 한 마리의 모습
그리고 기차타고 찰츠부르크로 돌아와서
산꼭대기 내 작은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혼자서 이런 산길을 흥얼흥얼 노래하며 걷습니다
위험하지 않아요 그냥 아예 사람이 없어요
한국에서는 뒷산도 잘 안 가는 내가
언제 또 이렇게 늦은 시간 고즈넉한 산길을 걷겠어요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면 이런 광경에 펼쳐집니다
네 엘리베이터비와 10분가량 혼자 산길을 걸었던 거
역시 오늘도 모든게 다 용서됩니다
오늘부터 제대로 여행이 시작된 걸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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