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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5주 여행

바간 첫날 -바간 도착, 틸로민로 파고다, 카렌족, 마하보디 파고다.

어젯 밤 그런 고난을 겪고 바간에 오전 6시에 도착...한다더니

 

또 4시 반에 내려줌. 야 이 나쁜놈들아ㅠㅠ

 

버스에서 내리기 전 부터 인력거꾼들이 창문을 두드리는데

 

서양 애가 내리려다가 기겁하고 뒤로 물러나더라.

 

사실 이 사람들 때문에 바간의 첫 인상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심지어는 나 길에 핸드폰을 떨어뜨렸는데,

 

드라이버가 친구라며 전화해줄 테니 돈 달라고 대놓고 말하는...

 

아...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사람이 이렇게 변하는건가.

 

 

그리고 어제와 같은 문제가 또 발생.

 

방이 없다. 첫차 떠나는 8시까지 무조건 기다리란다.

 

딱 하나 있는 방이 트리플이라 중국인 부부와 같이 묵기로 했는데,

 

바퀴벌레 나오고 뜨거운 물 안 나와서 그냥 나와버렸다.

 

그리고 돌고 돌다가 간신히 바간 배낭여행자들의 성지

 

Eden Motel에 짐을 풀었다.

 

론니 플래닛이 괜히 있는게 아니야 ㅠㅠ

 

 

 

벽에 붙어 있던 오래된 바간 그림 지도.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단 나가서 지도랑 모자를 사고,

 

6천 짯 주고 전동 오토바이를 빌렸다.

 

환경 오염에 민감한 바간에서는 전동 오토바이가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라오스에서의 악몽이 생각나지만...한번정도는 잘 타보겠다.

 

 

 

 

눈이 닿는 곳 마다 사원이고 발 닿는 곳 마다 역사 유적이니

 

지도가 의미가 없다. 내가 가고 싶은 사원으로 가면 그만이다.

 

전동차 타고 돌아다니다가 눈에 뜨인 사원으로 가는데

 

앞쪽에 포장도로가 있는걸 모르고 저 모래밭을 오토바이 타고 돌진했다ㅠㅠ

 

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그렇게 도착한 '틸로민로 파고다'

 

 

와 그리고 여기서 어메이징한 광경을 목격.

 

목에 황동 링을 끼워 목 길이를 늘린다는 카렌족 여인들이다.

 

TV에서만 이걸 정말 내 눈으로 볼 줄은 몰랐는데.

 

사람들이 몰려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이들이 베를 짜고 있었다.

 

사람 보고 이러면 안 되는거 알지만 정말 입이 떡 벌어지더라.

 

 

이런 사진 찍는거 안 좋아하지만 이건 정말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어.

 

미얀마와 태국 북부, 중국 남부 국경 지역에 씨족 사회로서 분포하는 카렌족은

 

초경이 시작된 여성의 목에 황동 링을 끼워 점점 그 수를 늘리며

 

목이 길고 가는 여성을 최고의 미의 기준으로 삼는다.

 

황동 링이 점점 늘어나면서 어깨를 눌러 기형적으로 긴 목, 좁은 어깨, 낮은 쇄골을 갖게 되며

 

저 링을 빼면 목을 못 가눈다는 루머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와우. 아 아주머니 죄송한데 이건 진짜 와우.

 

 

사원들마다 숨어 있는 이런 비밀 계단을 지나면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바간에 왜 사원이 밀집되어 있는지 아직 확실하게 정립된 사실은 없지만.

 

미얀마가 중국-인도 간 중계 무역을 하며 성장했던 시기

 

왕들이 경쟁적으로 사원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천 개가 넘는 사원들이 천 년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이 이야기 만으로도 바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난 계단을 무서워하지만 괜찮아 이정도까진 내려갈 수 있어.

 

하지만 이게 며칠 뒤 악몽이 될거라곤 상상도 못 했지.

 

빈 탑 위에 올라가서 보는 바간의 일몰과 일출 역시 중요 포인트이다.

 

일출 시에는 열기구를 띄워 구경하는 코스도 있다.(돈만 있다면야)

 

 

저 계단을 기어올라 마주친 마하보디 파고다

 

파고다나 파야나 그게 그거임 영어로 읽으면 파야고 현지어로 읽으면 파고다고

 

높은 곳에서 보는 바간의 풍경은 정말 숨이 막힌다.

 

사진으로 담은 건 내 눈으로 본 것의 10%도 안 된다.

 

날이 뜨겁긴 하지만, 어차피 전동차라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고

 

바간에서만 6일을 있었다.

 

셀카봉보다는 부탁해서 사진을 찍는 게 빠르다는 사실을 알아냈지.

 

작은 사탑들이 모여 있는 마하보디 카고다는

 

구경할 것도 많고 사람도 많지만

 

그에 비례하여 복원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그래 미얀마의 어느 유적인들 복원이 제대로 되어 있겠니.

 

사원 안은 무조건 맨발이다. 여기도 얄짤 없다.

 

숙소에 쉬러 들어왔다가 일몰을 보러 다시 올드 바간 사원쪽으로.

 

이게 아닌데ㅠㅠ 사진은 진짜 내가 본 걸 담아주지 못해.

 

바간에 있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장소만 바꿔 가며 일몰을 보러 다녔다.

 

미얀마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 인레와 바간이다.

 

 

아직 포장 안된 길이 많은 바간이다 보니

 

마차를 돈 주고 빌려서 돌아다니는 경우가 잦다.

 

마차꾼들이 일몰 보러 올라온 외국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난 바간이 내게 어떤 시련을 안겨줄 지 알지 못했지.

 

바간에서의 첫날이 이렇게 지나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