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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5주 여행

바간 셋째날 - 포파 산, 이리와디 강변

바간에 오면 사원 구경이 주를 이루지만

 

시간이 남거나 하면 차로 한 시간정도 떨어진

 

포파 산(Mt.Popa) 방문을 추천한다.

 

미얀마 민속 신앙에서 '낫'이라고 부르는(한국식으로는 도깨비?)

 

정령들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산이다.

 

사원을 이틀동안 봤으므로 오늘은 여기에 가기로 결정.

 

미리 게스트하우스에 말을 해 놓으면 가는 사람들을 모아서 차를 대절해준다.

 

 

 

가는 길에는 이런 식으로 전통적인 가공 모습을 보여주고

 

땅콩, 코코넛으로 만든 과자 종류를 판다.

 

맛은 있지만 살수가 없다ㅠㅠ

 

가난한 백팩커인 것도 있거니와 과자 사봐야 원체 잘 먹지를 않아ㅠㅠ

 

하지만 맛은 정말 있었음.

 

한시간 정도를 달려 포파 산이 보이는 마을에 도착.

 

저 위로 봉긋 솟아오른 봉우리가 포파 산이다.

 

꼭대기 사원까지 계단이 연결되어 있어 걸어 올라갈 수 있다.

 

어떻게 산이 이렇게 생긴걸까.

 

그리고 저 위에 사원은 누가 어떻게 지은 걸까.

 

이들이 포파 산에 살고 있다고 알려지는 낫, 즉 정령들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마냥 다양한 전설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남자, 여자, 어린아이, 노인 등 그 형태도 다양하고 또 인간적이다.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저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난질을 친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을 허락한다면 바나나를 주겠다.

 

난 동물을 좋아하므로 바나나정도는 얼마든지 사 줄 수 있지만

 

여태 만난 원숭이들 중에서 니네가 제일 싸가지 없었어.

 

올라가는 길부터 사원 안 까지는 전부 원숭이들의 천국이다.

 

맨발로 들어가므로 똥 밟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어린 동자스님들이 노래를 불러주자 음료수 아주머니가 요구르트를 시주해주심.

 

미얀마 역시 태국과 마찬가지로 평생에 한번은 승려 생활을 해야 한다.

 

가난한 가정에서는 그냥 쭉 눌러 앉혀 공부를 시키기도 한다.

 

나이 먹어가면서 어린애들이 점점 귀여워 ㅋ

 

아 얘네 노래 알아듣진 못했지만 귀여웠어.

 

바간으로 오는 버스에서부터 마주친 독일인 알버트 아저씨.

 

사원에서 스님께 시주를 했더니 '행운을 주는 사람을 만날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

 

나오는 순간 문 앞에서 내가 알버트 하이- 하고 있었댄다.

 

그때부터 나를 만날 때마다 'my lucky girl'이라고 불렀다.

 

추근추근 대지만 않았어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텐데-_-

 

여자가 혼자 여행할 때의 문제. 다른 사람들도 보통은 같은 얘기를 하는데

 

상대방이 나를 같은 '여행자'가 아닌 '여자 여행자'로 보는 순간 문제가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저 바구니는 원숭이 바나나 담았던 바구니.

 

미얀마 평원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사원 꼭대기에서.

 

비닐 봉지가 비싼 동네이므로 저 바구니에 과일 담아서 팔고

 

내려갈때 반납해야 함.

 

 

사원 내부 역시 원숭이 천국.

 

바간 시내에서 본 오래된 사원들보다 현대적인 건물이다.

 

여기는 부처님을 모시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각 방들마다 다 다른 낫이 있고 분위기도 좀 덜 엄숙하다.

 

 

시내에 돌아오니 오후 4시. 전동 오토바이는 보통 밤 10시까지 반납.

 

또 빌려봐야 몇 시간 놀지도 못하므로 이번엔 자전거를 빌렸다.(천 짯)

 

하루 정도는 사원을 쉬어줘야 할 것 같아 반대 방향인 이리와디 강변으로 자전거를 몰았음.

 

사람들이 물에서 떼로 목욕하고 있다가 나를 발견

 

나한테도 와서 샤워하라며 ㅋㅋㅋ

 

아 제발 그 물로 양치는 하지 마ㅠㅠ

 

메콩 강으로 이어지는 지류인 이리와디 강은

 

미얀마를 관통해서 양곤까지 흘러간다.

 

미얀마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이며 현실적인 젖줄이다.

 

국내 물류 이동 역시 이리와디 강을 따라 이루어진다.

 

만달레이에서 내려온 배가 도착했다.

 

관광객들이 내릴 준비를 하는데 직원들이 달려가서

 

배에 널빤지를 대고 손으로 잡을 안전바를 어깨에 걸치고 있다.

 

무서워서 못 내리는 사람들은 내려주기도 하고

 

짐도 전부 이 사람들이 들고 내려온다.

 

만달레이에서 바간까지는 12시간, 바간에서 만달레이까지는 15시간 정도 걸린다.(가격 30불)

 

가격도 가격이지만 무엇보다도 나 배멀미가 심해ㅠㅠ

 

그리고 이 배멀미는 시아누크빌에서 참사를 불렀지.

 

이리와디 강의 일몰.

 

올드 바간 사원들의 일몰과는 또 다른 고요한 맛이 있다.

 

이런 풍경을 매일 보고 산다면

 

사람이 독하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