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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5주 여행

냥쉐 둘째날 - 온천, 인레호수 일몰, 자전거 투어

인레 호수의 여행은 보트 투어가 생명이기 때문에

 

시간이 짧은 사람들은 보투 투어만 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난 시간이 넘쳐나는 백수였기 때문에 더 있기로 결정했지.

 

자전거를 타고 인레 호수를 돌아서 건너편으로 가면 온천이 있고 나름 구경할 게 있대서

 

일단 호텔에서 2천짯 주고 자전거를 빌려서

 

마을 바깥쪽으로 자전거 몰기 시작.

 

 

 

조용한 시골길이 끝도 없이 펼쳐짐.

 

간혹 오르막이 있긴 하지만 못 탈 정도는 아니었다.

 

어차피 포장도로는 하나 뿐이라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중국에서부터 자전거 타는 걸 좋아했으니 신이 나기 시작함.

 

동양인은 거의 없고 자전거 타고 가는건 대부분 서양 애들이다.

 

이때는 몰랐지...한낮의 태양이 이렇게 뜨겁다는걸...

 

 

 

길어져라 길어져라 셀카봉.

 

이날 타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히 긴팔을 입고 있었기 때문임.

 

조용한 시골길에서 자전거 타면서 음악 들을 기회가 다시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다시 그 시간을 찾는구만.

 

근데 문제가 생겼다. 나 물을 안 챙겨왔다.

 

 

 

길어져라 길어져라 셀카봉 2.

 

산꼭대기에 사원이 또 있길래 올라갔다가 탈진해 죽을뻔했다.

 

지나가던 이탈리아 아줌마가 자기네 두병 가져왔다며 물 한병 줘서 날 살려주심.

 

아무것도 없는 사원 그늘에서 돗자리 깔고 동네 개랑 같이 퍼져있다가 온천으로 이동.

 

거의 다 왔다.

 

 

 

온천 도착. 오 꽤 그럴싸해.

 

입장료 $10. 외국인용, 남성용, 여성용이 따로 있다.

 

외국인용에는 탕이 3개 있는데 문 쪽에서 오른쪽으로 갈 수록 점점 뜨거워진다.

 

제일 끝에 있는 완전 암쏘핫탕은 발목 이상 들어가는 사람 못봤음.

 

 

 

수영복 사진은 당당하지 못하므로 이정도 사진만 올리겠어.

 

그리고 여기서 앞으로 2주 간 붙어다니게 된 해롤드를 처음 만났다.

 

나 오늘 온천할라고 샤워도 안 하고 나왔음.

 

물이 끊어지기는 하지만 나름 샤워 시설도 있고 가격대비 훌륭.

 

그리고 이 온천에서 놀란 부분이 있다.

 

동양인은 나 하나였고, 오늘 여기 온 서양인들 중 50%는 중국에서 일을 하거나

 

중국과 연관이 있던 사람들이었던 것.

 

나 역시도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으니...

 

어메이징 차이니즈 파워를 한번 더 실감.

 

 

 

그리고 호수를 가로질러 건너서 냥쉐로 돌아가기 위해 근처 마을로 감.

 

해롤드 이 지독한 자식 7천 짯 부르는데 천 짯 안 깎아준다고 끝까지 저 남자애하고 딜을 함....

 

아 난 천원 더 주고 걍 가고싶은데 얘가 하도 스트릭트해서 말조차 꺼내지 못했음.

 

결국 좀 낡은 배에 의자 없이 바닥에 앉아 가기로 하고 둘이 3천짯씩 내고 자전거 배에 실음.

 

저 사공 애가 너 얘랑 사귀는거 다시 생각하라고 ㅋㅋㅋㅋㅋ

 

이보셔요 우리 오늘 처음 만난 사이에요.

 

 

 

사공의 아들인지 동생인지, 줄을 풀어주고 무게를 잡는 등 사공 보조 역할을 하던 아이.

 

저 나이에 벌써부터 그 담배잎을 씹고 있다.

 

좀 더 교육을 받으면 더 괜찮은 직업과 생활을 가질 수 있을텐데.

 

볼펜이라도 주고 싶었는데 온천 간다고 가지고 나온게 없다.

 

 

 

해가 지기 시작한다.

 

내가 본 인레 호수의 일몰은 정말 최고였다.

 

금빛으로 빛나는 물 위에는 물오리들이 뛰어다니고,

 

사공들은 한쪽 발로 노를 젓고, 새 떼는 공양 주는 스님 배를 쫓아 떼로 날아간다.

 

이 날의 인레 호수는 아직도 머릿속에 깊이 박혀있다.

 

 

 

이번 여행의 베스트샷 중 하나.

 

다시 뭍으로 돌아와서 한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고 냥쉐 시내로 돌아옴.

 

해롤드는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냥쉐로 돌아간다고 했고,

 

자기는 맥주 한잔 하고 간다고 나랑 시내에서 헤어져서

 

난 앞으로 보길 기대했지만 정말 볼 수 있을지는 몰랐었다.

 

자전거를 호텔에 반납하고 시내로 와서

 

원래는 저녁먹고 미얀마 전통 꼭두각시 인형극을 보러 갈라고 했다.

 

그랬는데

 

 

 

네드랑 다시 마주침.

 

얘도 꼭두각시 보러 가고 있었는데

 

둘이 의기투합해서 또 맥주 푸기 시작했다.

 

딱 하나 있는 생맥주집 Evergreen 에서 술먹다가 10시 땡 하니까 쫓겨났는데

 

(9시 40분에 맥주 한잔 더주세요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죽일듯이 째려봄)

 

Minmin이 문 아직도 열었길래 실례를 무릅쓰고

 

11시 30분까지 진상을 부리고 나옴.

 

 

호텔에 도착했는데 문은 역시나 또 잠겨 있음.

 

둘 다 맥주먹고 취해서 낄낄거리며

 

내 발 잡아줄테니 담 넘어 들어가라고 ㅋㅋㅋㅋ

 

둘 다 제 정신 아니었다.

 

그렇게 냥쉐에서의 두번째 밤이 지나가고,

 

더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내일 밤 차로 바간으로 가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