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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5주 여행

양곤 둘째날 - 양곤 시내 관광, 영국 조계지역, 야시장

숙소가 시내에서 너무 먼 관계로 한인 게스트 하우스를 나와서

 

시내로 숙소를 다시 이동하기로 했다.

 

한국 수퍼원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 정말 친절하심.

 

마당에서 짖던 늑대만한 개 내가 하루만에 길들임 ㅋㅋㅋㅋㅋ

 

 

이번엔 시내버스 타고 시내로 이동.

 

미얀마는 고유의 숫자를 써서 버스 번호를 전혀 읽을수가 없으므로

 

버스 정류장에서 "뻔지란(뻔지 Road, 호텔이 있던 길)"이라고 소리를 빽빽 지르고 있으니까

 

버스 차창 남자애가 자기네 버스라고 타란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타고 가는거 보겠다며 옆에서 기다리고 계셨는데

 

내가 뻔지란!!! 뻔지란!!! 이래 소리 지르면서 서있으니까 웃겨 죽으심.

 

 

남는건 사진뿐이고 나는 내 쌩얼에 당당하다.

 

근데 흔들림... 이 버스 언제 만든건지 모르겠는데 진동 장난 아니다.

 

30분 정도 걸려서 시내로 도착. 버스 요금 100짯이었나.

 

번호만 읽을 수 있으면 버스도 타고 다닐 법 한데

 

전면부에 아라비아 숫자는 전혀 없다. 사실 번호가 있는것도 몰랐다.

 

 

숙소에 짐을 풀고 둘째 날 시내 관광에 나섬.

 

오른쪽에 있는 직사각형의 건물이 샹그리라 호텔.

 

아직은 양곤 시내의 유일한 30층 건물...이지만 곧 따라잡히겠지.

 

 

조계지역까지 걸어가는 동안 이런 책 파는 가판대가 많이 보인다.

 

특히 미얀마의 현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아웅산 수지 여사의 책은 대부분 종류별로 언어별로 나와 있다.

 

조지 오웰의 "버마 시절" 사고 싶었는데....배낭이 이미 12키로라...ㅠㅠ

 

그리고 난 한국에 와서 후회를 하지. 그냥 살걸.

 

 

조계지역이 보이기 시작한다.

 

미얀마는 1945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고,

 

그 때 세워진 식민지 건물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무너져가는 것도 있고, 관공서로 쓰이는 것도 있고, 전쟁의 포탄 자국이 그대로 남은 것도 있다.

 

상하이의 조계지역보다 세련됨은 덜하지만 역사는 오히려 생생하게 전해진다.

 

가는 길에 국제 우편봉투를 사려고 했는데, 언니가 한 장씩은 안 판다며

 

그냥 가져가라고 선물이라고 했다.

 

가방을 뒤졌는데 줄 게 없어서 머리빗이랑 물물교환 함. 그냥 얻어가면 미안하잖아ㅠㅠ

 

 

이리와디 강변을 따라 늘어선 조계 시절의 건물들.

 

붉은 건물이 체신국. 가운데 있는 건물이 뭔 호텔이었고 저 멀리 보이는 탑 있는 건물이 해양국.

 

문화재적 가치가 엄청 높은 건물들이지만 그만큼 아픔도 많은 건물들이다.

 

호전적인 버마 민족은 영국의 식민 지배에 엄청나게 반발했고

 

추운 섬 지방의 영국인들에게 아열대의 미얀마 기후는 적합하지 않아

 

군인들 사이에서 전염병이 수시로 종류별로 돌았단다.

 

 

구경을 했으니 배를 채웁시다.

 

촛불을 갖다 준 이유는 분위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돌아다니는 동안 양곤 시내 전체가 정전이 됐다.

 

쩐지 경찰들이 떼로 나와서 수신호로 교통정리 하고 있더라;;

 

미얀마 음식은 대부분 닭고기와 야채를 볶거나 카레처럼 향신료를 넣고 끓인다.

 

닭고기 땅콩 볶음 시켰는데, 중국의 꽁빠오지딩이랑 비슷한 맛.

 

라임쥬스는 진짜 라임이라 만족도 100%.

 

그리고 먹는데 식당 구석에서 팔뚝만한 쥐가 돌아다닌 건 안 비밀.

 

내가 기겁하니까 직원들이 보면서 웃음.

 

불교국가라서 살생을 안하려고 쥐 정도는 살려주는 나라인줄 알았음;;;

 

 

놀고 들어오는데 차이나타운 쪽에 야시장이 열렸다.

 

내가 양곤에 도착했을 때는 설이 얼마 안 남은 때여서

 

설 준비를 하는 미얀마 화교들로 복작복작 했다.(미얀마 화교들은 중국어를 못한다.)

 

미얀마는 화교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구정과 4월의 불교식 설, 두 명절을 쇤다.

 

먹을거, 과일, 부처님께 바칠 꽃, 향, 중국인들이 춘절에 쓰는 폭죽.

 

여자에게 시장 구경이란 빠져서는 안 될 즐거움이죠.

 

 

그러므로 나는 기념사진을 박겠따.

 

어차피 식당에서도 쥐 나올 거였으면

 

그냥 여기 와서 야시장 음식을 먹을걸 이라는 후회를 잠시 했다가

 

한국에서 빠져나온지 삼일밖에 안 됐는데 아프면 새된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용히 숙소로 들어가서 씻고 쉬었다.

 

그리고 내일 저녁에는 인레 호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