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를 살 때 침대버스 18불이라고 하길래
15불까지 깎아달랬더니 깎아주더군.
침대버스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하더군.
프놈펜에 들리냐고 물었더니 안 들리고 바로 간다고 하더군.
그리고 타자마자 알았지.
표판 새끼 이새끼 날 속였어.
그냥 한국 or 일본에서 수입한 광역버스인데다
프놈펜에서 다 내리라고 차 바꿔 타라고 하더라.
아 진짜 이색히 잡으러 씨엠립으로 돌아갈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여행자 단톡방에서는 '너님 낚였음'이라는 웃음소리가 가득 ㅋㅋㅋㅋㅋ
같은 호스텔에서 출발해서 시아누크빌로 간 애나.
키 큰 서양인에게 동양인 체형의 버스는 고역이다.
처음 탔을 때만 해도 요새 백팩커들은 예전같지 않다면서
요새 애들은 패키지에 배낭메고 가면 백팩커라고 생각할 거라는 둥
우리 시아누크빌 가면 코롱섬에서 파티하자는 둥
여자들만의 끊이지 않는 수다를 떨었으나 점점 말수가 줄어든다.
대화에 Fuck이 늘어나더디 프놈펜에서는 정신을 놨다.
내려서 나한테 ㅋㅋㅋ우리 여기 어디냐고 ㅋㅋㅋㅋ
어디긴 어디야 프놈펜 버스 터미널이지 ㅋㅋㅋ
홍콩에서 사온 내 영광의 목베개.
얘 없었으면 나도 죽겠다 소리 나왔을거다.
청바지를 안 입었기에 망정이지.
뻣뻣한 청바지는 장거리 버스를 탈 경우에는
접힌 자리에 살이 찝혀서 점점 아파온다.
장거리 버스 탈때는 무조건 츄리닝.
와 진짜 고난과 역경을 뚫고 온 시아누크빌 바닷가.
연초에 TV에서 여기를 볼 때만 해도
내가 정말 여기에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는데.
샤워하고 바다로 가자마자 그간의 피로가 싹 풀렸다.
다행히 해롤드가 지 호텔 옆 방에 내 방을 잡아놔서
난 돌아다니지 않고 바로 호텔 싱글룸에 세이프했음.
같이 밥먹고 가서 일광욕.
너 왜이렇게 팔팔하냐며
내가 너였으면 지금쯤 좀비가 되었을 거라는 둥 ㅋㅋㅋ
버스표 속인건 아직도 화 나지만
시아누크빌은 정말 오기를 잘했다.
수영하고 일광욕하고 마사지받고
다시 수영하고 몇 시간이나 바닷가에서 딩굴딩굴.
해가 진다.
호텔로 돌아가서 씻고 다시 저녁먹으러 나옴.
시아누크빌에는 카지노가 있어서 오늘 밤부터 달릴까 했으나
맨 정신 아닐 때에는 카드 잡는거 아니랬어.
초췌해진 몰골로 한장.
버스 16시간의 위력 ㄷㄷㄷㄷ
그래도 오고자 하는 곳에 왔으니 후회는 없다.
여행이란 게 원래 이렇게 발 닿는 대로 가는거지
그리고 여긴 정말 한번은 와 보고 싶었어.
시아누크빌 거리.
시아누크빌은 동네 이름이고 내가 있는 해수욕장 이름은
세렌디피티 비치임.
다음에 누가 바닷가 간다고 하면
푸켓이나 피피섬 말고 이리로 가라고 하고 싶다.
조용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음.
와서 해수욕하고 쉬었으니 먹어야지.
바닷가에 왔으면 당연히 씨푸드지.
가격보소 ㄷㄷㄷㄷㄷ
여기가 천국이로구나.
역시 난 산보다는 바다가 좋음.
자 일단 먹자.
바닷가재 꺄아아아
해롤드는 작아서 살 없는걸 왜 먹냐고 옆에서 도미 처묵처묵.
그건 네가 한국에서 바닷가재가 얼마인지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여.
여태까지 내 최고의 바다는 모로코 셰디아 비치였는데
오늘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로 바뀌었음.
그리고 풍등 날리기.
물론 안 날아감. 호로록 손에서 탔음.
옆에서 해롤드가 비웃는다(이색히 죽일까)
나름 할건 다 했음.
TV에서만 보던 곳에 내가 왔다.
아빠가 어디냐고 카톡와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이라고 했더니
어딘지 모른다며 네이년 검색 ㄱㄱ.
엄마아빠는 나중에 여기 꼭 보내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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