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온 목적은 바다 그 자체이지
처음부터 뭔가를 하거나 보자고 한게 아니었다.
심지어 나는 혼자 왔잖아ㅠㅠ
해롤드가 있기는 하지만 문화도 다르고
얜 여기 예전에도 와봤지만 난 처음이라구.
바닷가에서 써서 그날 보낸 엽서.
엽서 사진이랑 여기 현장이랑 싱크로율 100%.
중국에 있던 영덕오빠가 자기도 엽서 보내달래서 4장 씀.
시아누크빌은 우체국도 없는 작은 마을이라
대신 엽서 부쳐주는 작은 가게에 장당 500원 주고 맡김.
우리 조카가 이걸 보고 세계를 가슴에 품는 아가씨로 자라기를.
여기서부터 더 작은 섬으로 들어가려면
저 항구에서 배를 타야 한다.
항구랍시고 저거 하나 딸랑 있다.
큰 유람선도 있지만 노젓는 배도 다닌다.
태풍오면 ㄷㄷㄷㄷㄷㄷ
배 뒤집어지면 ㄷㄷㄷㄷㄷ
심지어 여기 1년에 1-2번 정도는 상어도 나옴 ㄷㄷㄷㄷ
양머리 장착.
노세노세 젊어 노세.
난 수영하고 뛰어나디고 놀고
해롤드는 옆에서 책보고 퍼짐.
마사지 받으며 퍼짐.
오늘 얘 이상하게 예민하게 구네
짜증도 늘어나고.
내가 보고 배꼽빠지게 웃었던 거북이 튜브 ㅋㅋㅋㅋ
저 커플은 자기들이 저기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한거 같은데
파토 치는 바닷가에서 저만한 튜브에 올라탄다는건
상상을 초월함 ㅋㅋㅋㅋㅋ
아 웃겨 진짜 ㅋㅋㅋㅋㅋㅋ
문제는 저 거북이가 또 귀여워요 ㅋㅋㅋㅋ
저녁 먹으면서 고기 쪼가리 던져줬더니
아예 눌러앉은 개님.
야-_- 해롤드가 개 별로 안 좋아한단 말야
심지어 고기 아니라 감자는 처드시지도 않아요.
돌아오는 밤거리.
바, 카지노, 유흥문화가 가득하다.
뚝뚝이 탈거냐고 물어보는 드라이버가
이 짧은 길에 한 10명은 넘었다.
여기서도 나랑 해롤드가 부부냐며.
처음엔 아니라고 하나하나 설명했는데
나중엔 귀찮아져서 그냥 그렇다고 하기로 합의봄.
나름 영화관도 있다.
거의 비디오방 수준이지만
큰방 6명짜리는 20불 작은방 2명짜리는 10불.
다음에 오면 여기도 꼭 가보고 싶다
도대체 안이 어떻게 돼 있는지.
춤추고 싶다고 해서 바닷가 클럽으로 갔더니
해롤드가 얘들 미쳤다며 ㅋㅋㅋㅋ
음악은 좋았는데 킁
그래 물론 여기 제정신인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원래는 오늘 카지노에 가기로 했는데
해롤드가 좀 피곤하자며 내일 가자고 했다.
다음날 해롤드는 시아누크빌에서 쉬고
나는 코롱 섬으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밤 11시쯤 얘가 빤스 바람으로 내 방 문 두드림.
(아 빤쓰만 입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하냐 이 유럽놈아)
열난다고. 아프다고.
이틀동안 같은 거 먹고 계속 붙어다녔는데 어디서 탈이 난거지.
일단 정로환 먹이고 쉬라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더니 발진까지 돋는다.
여긴 병원도 없고 의사 만나려고 해도 택시타고 20분은 가야 하는데.
걱정 말고 내일 섬에 다녀오라고 하지만
카지노는 둘째치고 네가 이렇게 아픈데 내가 맘이 편하겠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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