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가득 뿜뿜했던 잔지바르의 이틀째 아침이 되었다
사실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오늘 뭐 할지
아무것도 계획이 없었고
블루사파리를 예약은 했었으나
다들 뭘 잘못 먹었는지 설사 환자가 속출하는 관계로
수영복 필수인 블루사파리는 포기 ㅠㅠㅠㅠㅠ
시간이 뜨는게 너무 아까워서 다른 사람들이
스파이스 투어를 가는 데 따라가기로 했다
스톤타운 근처에는 이렇게 향신료 농장이 많고
대부분 농장 & 투어를 함께 운영한다
호텔에 요청하면 다음날 택시가 데리러 옴
가격은 20불 정도 점심까지 포함인걸 고려하면
전혀 비싸지 않음 사실 싸다고 느낌
참고로 저 원피스 어제 스톤타운에서 구입
중국산 면과 아프리카산 면은 만지면 느낌이 달라요
모옵시 만족하고 있음 더 못 산게 아쉬움
이제부터 시작힙니다
이렇게 지나가면서 나무에 있는 향신료를
하나하나 따보고 맡아보고 먹어보고 합니다
영어로 진행되구요
자연 상태의 가공하지 않은 향신료는
우리가 마트에서 사는 향신료보다 훨씬 강해요
몇번이고 비명지르며 뱉음
육두구 열매입니다
씨앗을 까고 있는 저 빨간색 부분이
가장 비싸고 순정이랍니다
요새 한국인이 많이 와서인지 Nutmeg 라고 하면
다들 ???? 이런 표정을 짓고 있으니
번역기를 돌려 '육투쿠!'를 직접 들려주심
제 눈 앞에 있는게 천연 바닐라
긴 열매가 달리면 까맣게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려서 오일을 짜면 우리가 아는 그 바닐라
결국 바닐라 원액은 한 병 샀어요
향이 얼마나 강한지
오면서 병이 살짝 샜는데 그 병 넣은 파우치에
아직도 바닐라향이 남음 일부러 안 빨고 있음
우리가 아는 그 면입니다.
면이 식물성인 건 알았는데
이렇게 나무에서 열리는 건 몰랐어요
스톤타운 옷가게 중 아프리카 면을 이용한 옷을 파는 곳도 많고
공정무역 면을 이용한 가게들도 자주 보입니다
나 쇼핑하러 잔지바르 돌아가야 할까봐
이왕 여기까지 멋부리고 왔으니
이런 장난도 쳐보기
향신료 대부분은 먹는 쪽으로 갈 것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아프리카산 향신료들의 최대 사용처는
식품이 아니라 화장품이다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시는 중
후추, 생강, 계피, 강황까지
막연히 식물성으로만 얻는다고 알고 있던 것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음
그리고 전세계는 이 향신료로
대형 전쟁을 몇번이나 했지
요게 후추
하나 씹어보라고 입에 넣어주었는데
향이 어마어마하게 강함 다같이 비명 지름
이거 먹어보면 오뚜기 후추는 후추 아님
비싼거라니 아까워서 가방에 열매 넣고 왔는데
한국 왔더니 어디갔는지 모르겠음
그리고 가장 기다리던 시간
지금이야 화학원료를 사용해 립스틱을 만들지만
예전엔 화장품에 붉은 색을 내기 위해 사용했다는
아치오테 열매
이런건 빠지지 않고 발라봅니다
내가 왜 이 잔지바르 캐 시골까지
곱게 화장하고 왔는데
어 근데 얘 웜톤이다 난 쿨톤인데
투어가 끝나면 이렇게 코코넛 잎으로
모자나 왕관, 가방, 허리띠 같은걸 만들어주는데
이번 여행의 베스트샷 중 하나
그리고 저 모자가 생각보다 튼튼해요
한국까지 갖고가고 싶었다는 사람도 있음
뒤에 있는 유럽 아줌마 아저씨들은
모자 돌려쓰고 사진찍으면서 빵빵터짐
스파이스 투어는 점심을 먹으면 끝나고
오후에는 선셋투어를 보러
잔지바르 섬 북쪽인 능위비치로 갑니다
스톤타운에서 능위비치까지는 1시간 거리
역사적으로 의의있는 스톤타운도 좋았지만
능위비치는 이런 우리 숙소 여기였어야 했어 라는
살면서 본적 없는 색깔의 바다
그리고 선셋투어를 하려면 배타고 나가야 하는데
배 빌리는 가격은 동일한데 손님은 받기 나름이니
배 한척에 사람을 맥스로 태우는거다;;;;
이미 여러번 배멀미로 고생해본 나는
저거 타면 디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안 타고 비치클럽 가기로 했어요
스톤타운이 항구가 있는 대도시 느낌이라면
능위는 정말 강원도 양양 휴양지 느낌
블루사파리를 가려면 배가 이쪽에서 출발하니
여기서 괜찮은 호텔 잡고 바다만 즐기는 방법도
같이 비치클럽을 선택한 승자들끼리 한 잔
아 드레스가 아니라 수영복을 입었어야 했다
수영 못하는게 너무너무너무 아쉽다
저녁이 어찌될지 모르니 여기서 밥을 먹는데
15불짜리 포케에 나오는 거 보소
드레싱은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데
아보카도와 망고의 양이 타의 추종을 불허함
한국에선 이거 반 사이즈가 15000원 인데
배 타고 나가서 보는 석양도 나쁘지 않지만
이렇게 바닷가에서 보는 석양도 나쁘지 않아요
확실히 스톤타운에 비해서 능위는 또 저개발 지역이라
이런 외국인이 많은 비치클럽은 가드가 지킨다
그리고 해변에서 계속 마사지 받으라며
나한테 말 걸었던 흑인 언니ㅠㅠ
진짜 너무너무 고왔던 능위비치 모래
잔지바르는 지금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살면서 다시 갈 수 있는 날이 올까
해가 지면 해변 레스토랑들은
모래밭에 테이블을 내놓고 이렇게
바베큐거리를 들고 와서 팝니다
아무래도 섬이다보니 가격은 쌈
랍스터 배터지게 먹을 수 있음
위생은 버려야 함
선셋투어를 마치고 나서는 능위에서 저녁을 먹고
스톤타운으로 넘어오기를 추천 왜냐믄
저게 봤던 루프탑 바가 궁금해서 일찍 스톤타운으로 돌아왔는데
선셋투어 6시반 -7시에 끝남
차타고 스톤타운 돌아오면 8시반이 넘은
숙소에서 대충 옷갈아입고 식당가면 9시- 9시 반
이 동네 식당들 10시면 다 문닫음 오더 이미 끝남
그리고 해가 지고나서의 스톤타운에
사람이 이렇게 없을줄은 1도 몰랐음
낮에 봤던 그 북적북적한 골목에 밤 되자
불빛 1도 없고 나랑 고양이밖에 없음
사람이 너무 없어서 누가 해칠거라 무섭지도 않음
혼자 기어나오는 날 보고 언니들이 넌 겁 안나냐고
결국 가려던 루프탑 바는 포기하고
아무데나 문 연 식당 가서 밥먹음
좀 더 조사를 잘 하고 잘 알았으면
잔지바르를 더 즐겼을 수 있는데,
그런 준비를 안 해서 못해본 것 몇 가지가 너무 아쉬움
에이 뭐, 죽기전에 한번은 또 올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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