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잔지바르에서 돌아온 일행
오늘은 12월 31일
저녁시간 뉴이어 파티까지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각자 자유시간을 보내기로 함
주키퍼 커플은 지치지않고 또!!!! 근교 사파리를 갔고
(대단하다 체력)
여자들 중에는 쇼핑 & 마사지를 간 팀도 있었는데
나는 연말이라고 회사에서 연락오기도 하고
너무 피곤하기도 해서 오늘은 그냥 숙소에서 쉬기로
우리 숙소에 원숭이야 많고 많은데
짐도 싸고 일도 하고 빨래도 하고 하다가
정원이 보이는 자리에서 살짝 잠들었다가 깨 보니
얘들이 날 구경중이었음
엄마 품은 벗어났지만 아직 성년은 아닌 청소년 개체다
사진엔 몇마리 안보이지만 실제로 6-7마리가 몰려옴
드러누운 날 보며 똑같이 테이블에서 딩구는데
너무 귀엽지만 어찌 반응할지 모르겠다
얘들은 사람 손 1도 안 탄 애들인데
내 빨래 건드리지 말라고오오오옥
저 빨래 널어놓으려고 아루샤 시내에서
빨래줄까지 사왔는데
얘들이 그냥 지나갈 리가 만무하지
다행히 줄이 버텨주어서 빨래는 손 못 대고
저 상태로 버티다가 포기함
옆 테이블에 놓아둔 신발이랑
바닥에 떨어진 부서진 빨랫집게에 쓰레기까지 건드는 통에
나가서 싹 치워버림
얘들이 마당에서 놀다가 우리 방 지붕을 건너서
바나나숲으로 가는 건 알고 있었는데
지붕에서 쿵쾅쿵쾅 뛰는 소리가 들리니
더럭 겁이 나는거다
......나 2층 창문 닫았던가......??
원숭이 6-7마리가 몰려들어오면 어떡하지???
싸우면 내가 지는데????
내가 나가자 집을 버리자!!!! 란 결론에 도달함
오늘 저녁에 있을 새해 파티를 위해
숙소는 여기저기 단장 중
이제 2025년이다
매년 똑같은 장소 뉴이어파티 지겨워서
선택한 여행이었는데 이것도 탁월한 선택이었음
따뜻한 나라에서 뉴이어라니
그것도 이렇게 예쁜 숙소에서
뉴이어는 어느 나라나 큰 행사기 때문에
아루샤 뿐 아니라 잔지바르에서도
파티 포스터가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오늘 모든 숙박 손님은 저녁식사 무료
저 트레디셔날 마사이 바베큐가 뭔지 몹시 궁금했음
숙박 손님뿐 아니라 지역 유지라던지
직원들의 가족들까지 모두 온 파티였음
파티 장소는 호스텔 안에 있었던
영화관 자리입니다
영사기랑 스크린이 있는 야외 영화관이 있었어요
여기서 영화도 보고싶고 그랬는데
지금 돌아보니까 이 호스텔 되게 괜찮았네
파티 시작은 7시랬지만
어느 누구도 7시에 시작할거라 기대하지 않음
나도 8시에 감
이제 탄자니아 시간에 적응됨
역시나 뷔페 뚜껑이 8시에 열림
이제야 좀 탄자니아 생활이 익숙해짐
우리도 테이블 하나 잡음
술은 없지만 음료수는 무료
단체샷 한 컷
서로 사진찍고 놀면서 기다리는 찰나
마사이 전통 바베큐라는게 ㅋㅋㅋㅋ
이거였다 ㅋㅋㅋㅋㅋ
아 진짜 먹는거 갖고 이러면 안되는데
지나가다가 흠칫하게 만드는 비주얼
(염소입니다)
나도 이런 비주얼은 ㅋㅋㅋㅋ 처음봐
단체 한국인의 입을 떡벌어지게 만듬
그리고 ㅋㅋㅋ 꼬리는 왜 남겨둔거야 ㅋㅋㅋ
아무렇지 않게 바베큐를 해체하는 직원들과
아무렇게 달려가서 사진찍는 사람들
난 계속 스스로에게 암시 거는 중
이건 그냥 평범한 염소고기다 염소고기다
다행히 머리쪽에서 접시에 담는 작업을 해서
눈은 마주치지 않았드아아아ㅠㅠㅠ
눈마주쳤으면 못먹었을거야ㅠㅠㅠ
그 바베큐가 각자의 테이블로 전달됨
이걸 어찌 먹어야 잘 먹었단 소릴 들을까
어제 스파이시 투어를 그렇게 해놓고
하다못해 소금후추라도 좀 주던지
상추라도 있으면 더 먹을 것 같은데
아까 뷔페로 배를 불려놓은 상태였다
맛은 그냥 돼지고기 바베큐랑 비슷합니다
비주얼만 제외하면 먹을 만 해요
그리고 이거 탄자니아에서 엄청 고급 음식입니다
우리 테이블이 다 못 먹고 ㄷㄷㄷ 하고 있으니까
옆 테이블에서 남은거 자기네가 먹어도 되냐고
호스텔 안에서 술을 팔긴 하는데
그 술파는 직원까지 파티장에 내려와 있어서
방에 뛰어가서 맥주 네 캔 남은거 갖고옴
탄자니아에는 킬리만자로, 세렝게티 두 맥주가 있습니다
킬리만자로 맥주는 6개들이 캔으로
캐리어에 잘 넣고 와서 친구들한테 돌림
파티에 음악이 빠질 수 없죠
탄자니아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
같이 사진찍자고 하니까 엄청 좋아함
아무것도 없이 맨손 타악기만으로 연주하는데
아프리카 사람들은 그냥 유전자 레벨로 바이브가 있나봄
그리고 직원들의 어린 아이들까지 몰려와서
보기 힘든 아시안을 잡고 뭔가 투정을 부리는데
애기들이 너무 귀여움
조카 안듯이 번쩍 들었다가 깜짝 놀람
....근육량이 3살짜리 애가 아닌데...???
엄청 무거운데 나보다 근육 많을 거 같은데....???
애기가 내 표정을 놓치지 않고
"누나 나 무거워..?"라고 묻길래
급하게 두 손을 내저음
호스텔 식당 직원 이본(24세, 미혼)
영어를 잘해서 우리랑 늘 어울렸던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
우리 일행 중에 맘에 드는 여자가 있었다는 걸
두고두고 놀림거리 생성
사실 적당히 놀다가 들어가려고 했는데
12시 불꽃놀이까지 몇 시간 남지도 않았고
바베큐 타임이 끝나고 나니 댄스타임이 시작되었다
여기까지 와서 클럽한번 못 갔는데
이걸 그냥 지나갈 순 없잖아
결국 무리에 섞여서 둠칫둠칫 시작
진짜 아프리카 사람들의 리듬감은
유전자 레벨로 새겨져서 태어나나 보다
나도 한국에서 춤 못춘단 소린 못 들었는데
전문 댄서도 아닌 동네 청년들 춤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리고 정말 근육량이 우리랑 수준이 다름
이 사람들 따라서 추면 다음날 종아리에 알배김
결국 이 날 카운트다운 불꽃놀이까지 다 보고
12시 넘어서야 숙소로 돌아와서 잠
정말 서울 강남 어디 클럽 저리가라 하는
너무 즐거운 파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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