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에서 놀기

박준영 변호사의 파산콘서트 @ 영등포아트홀 20161217

남친은 오늘 근무 나는 내일 근무


할거 없는 한가로운 토요일


광화문은 하루 쉬어주고 나는 갈 곳이 있지.


다음 스토리펀딩 최고액을 달성한


"하나도 거룩하지 않은 파산 변호사"에서


(URL: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8592)


펀딩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장소는 여기 영등포 아트홀


영등포 구민회관 지하에 자리잡은 공연장이다


혼자서 쭐레쭐레


펀딩했다고 말하기도 창피한 금액이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어떤 분인지 알고 싶었다.



내부는 환하게 밝혀져 있고


이미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6시 시작, 5시반 입장인데 이런 세미나는 앞에 앉아야 하기 때문에


일찍 도착. 근데 나보다 더 일찍 온 사람들이 있음.



이름을 확인하면 손수건과


이번 행사를 주최한 다산인권센터의 후원 신청서를 준다.


음.


UNHCR에서 더 깎아먹을 후원금이 있던가.


세상은 넓고 후원할 곳은 많다.


5만원 이상 펀딩자에게 주는 책인데


나는 그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돈 주고 샀지.


이 책을 쓴 박상규 기자와 한 컷.


오마이뉴스를 그만두고, 지금은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일하는 분이다.


내가 첫 손님이라면서 사진 찍어주심.


저 책 그 다음날 한큐에 다 읽음.


토크 콘서트 시작 전.


사실 토크 콘서트라는 형태의 문화공연은 나도 처음 와 보는데.


일찌감치 움직인 덕에 앞에서 두번째 줄 안착.


괜찮아 나는 혼자서도 잘 노니까.


음 조명때문에 사진이 잘 안 나왔다.


이 분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형사사건을


재심으로 이끈 박준영 변호사님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무료 수임을 맡느라 파산 지경에 이르자


전 국민이 펀딩을 해서 5억원 이상의 돈을 모아주었다.


다음 스토리펀딩 역사상 최대의 금액이다.


공연 중에는 사진 촬영이 자유라서 맘놓고 찍음.


진실을 알고 싶은 자,


우리는 모두 유죄이다.


이번 토크콘서트의 슬로건이다.


이 분이 해결했던 경찰의 위법적 조사, 불법행위, 증거조작,


폭력, 잘못된 심판 등은 전부 99-2001년 사이


밀레니엄 전후로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의 사법 시스템이 이 정도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80년대 전두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다.


막간을 틈타서 음악공연.


아 이분들 노래 듣기 좋던데.


이번 토크콘서트는 대부분 재능기부로 이루어졌고,


공연장도 저렴한 곳을 빌리기 위해


시립 공연장을 대부분 이용했다.


펀딩 금액을 함부로 펑펑 쓸 수 없어서다.



끝나고 내려오시니 완전 연예인같은 대우.


정의에 대해 대한민국이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개중에는 또 억울함을 호소하려 온 사람들도 있다.


질문보다는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하지 못했다.


공연이 끝나고 책을 사고 싸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공연장 앞이 순식간에 북적거림.


나도 싸인 받으려다가 그냥 조용히 일어남


나 아니어도 받을 사람이 많으니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삼례 나라수퍼 살인사건에서 억울한 누명을 쓴


미성년자, 지적장애인, 결손가정 아동의 피해자.


이때 2심 배석판사가 지금 떠오르는 청문회 스타 박범계 의원이다.


살면서 이 사람에게는 표를 줄 일이 없겠지.


이 사람들은 살인사건 피의자가 아니라,


재심에서 인정된 사법 시스템 오류의 피해자들이다.


오류가 있는 프로그램을 누가 믿고 쓸 수 있을까.



지금 진행중인 완도 무기수 김신혜 사건,


이미 해결된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이미 5명의 억울한 목숨을 감옥에서 꺼냈다.


간첩 조작과 같은 시국 사건들은 수시로 재심이 이루어지지만,


형사 사건들은 이 분이 처음으로 재심을 이끌어냈다.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을지 통계조차도 제대로 나지 않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