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일 한다고 했는데 6개월동안
그래도 여기에도 정 많이 들었나 보다.
서울시 강북구 4.19로 123번지 통일연구원
6개월동안 내 보금자리였던 곳.
일보다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즐거웠던 곳.
내 자리.
컬러프린터 기능이 너무 괜찮아서
사진으로 장난을 쫌 많이 쳤지 ㅋㅋㅋㅋㅋ
연구원 특성상 월급은 쥐꼬리지만
일이 그렇게 빡세지 않고 정시퇴근이 보장되니
지금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일자리였다.
밥먹으러 내려가는 길 식당에서 마주친
블랙 리트리버 두마리.
똥을 사람만큼 싸요-_-;;;
인마들도 진짜 예뻐했는데.
새로 가는 직장은 신림동 오피스 단지에 있는 거라
이만한 놈들 만나는 건 꿈도 못꾸겠지
연구원이 외져서 출퇴근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연구환경은 참 좋았는데.
올레길 주변에는 식당이나 레저시설이나
클라이밍 장비가 마련되어 있다
개울물에 뛰어들어가는 사람들도 여러번 봤고
뻥튀기 장사들도 올라온다
점심먹고 산책하기에는 참 좋은 환경
남들 놀러 오는데 나는 일하러 온다.
밥먹으러 가면서 개울가에서 한컷.
지금은 날이 맑아 물이 많이 줄었지만
비 많이 오던 날은 여기 진짜 장난 아니었음.
이 개울 진짜 좋아했는데.
이쪽으로만 내려오면 애가 무슨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됨.
이젠 여기도 마지막이겠구나하ㅠㅠㅠㅠ
석사 할때는 살이 쪽 빠져 볼이 패이더니
한국와서 여기 일하면서 편하다고
살 포동포동 오른거 봐라.
그래도 이런 환경에서 일 할수 있다는 건 좋았다.
정부출연 연구원들은 정말 외진데 박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산 속에 가둬놓고 연구만 하라는 얘기인가-_-
5천원짜리 육개장.
밖에 개울을 보면서 먹을 수 있어서
연구원 식구들 모두가 좋아하던.
산 타러 왔다가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
맛도 꽤 괜찮음.
나 오늘 마지막이라서 저기 가 있을테니
사진 찍어줘.
라고 해서 얻어낸 사진.
이 개울은 정말 좋아.
연구원을 그만둬도 여기는 좋아할거야.
여름 내내 이런 개울이 옆에 있다는 게 진짜 좋았다.
서울에서도 이런 직장 다닐수 있다는 거
그것도 복이라면 복이지 뭐
내 명찰과 보안 USB
이건 반납해야 한다.
힘든점도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나갈때가 되니 아쉽기만 한건 그냥 미련일까.
석사 졸업하고 사회 첫 직장이었는데.
그냥 이 북한산 자체가 많이 좋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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