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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여행들

라오스 사일째 - 탁발 행사, 방비엥으로 이동

루앙프라방에 오면 꼭 봐야 한다는 탁발 행사.

 

이거 볼라고 아침 5시에 일어났다.

 

화장이고 나발이고 아 몰랑 꺼졍

 

동남아인데도 아침 5시에는 춥다.

 

가방 다 싸놨는데 옷을 새로 꺼내기가 귀찮아서

 

숙소에 비치된 큰 수건 숄마냥 둘둘 감고 나감.

 

 

똘망똘망.

 

탁발에 쓸 찰밥과 과일 바구니를 사고

 

오실때까지 자리에 앉아 찬 아침 추위에 떨면서

 

눈을 똘망거리며 나 졸립지 않아요 라는 신호를 막 보내고 있으면

 

 

스님들이 오신다.

 

불교 국가인 라오스에서는 일생에 한번은 스님 생활을 해야 하고

 

가난한 집에서는 그대로 눌러 앉혀 공부를 시키는 경우도 많다.

 

스님들 나이대도 다양하고

 

과자나 초콜렛같은걸 스님도 드실까 했는데

 

저 왕왕이 내가 먹고 싶었지만 참고 공양 바구니에.

 

 

 

공양하는 내내 방해하던 강아지.

 

겁나 귀엽게 생겼으니 봐주겠어.

 

옆에 앉아있던 커플이 데리고 다니는 강아지인가 했는데

 

그냥 이 동네 똥개.

 

먹을걸 줘도 먹지도 않고 노는데 정신이 팔렸다.

 

 

 

그리고 나서 아침거리를 찾아보러 아침시장으로.

 

여기는 외국인들보다는 실제 라오스 사람들이 오는 곳이라

 

관광상품보다는 생필품이나 식료품이 많다.

 

공양 끝내고 눈에 힘을 빼자

 

다크서클이 내려오면서 급 졸려진다.

 

 

 

아니 아침거리를 찾는다고요 박쥐 말고.

 

라오스에서는 박쥐가 주요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다.

 

저거 끓여서 탕으로 먹는다던데

 

블로그를 다 뒤져도 시켜봤던 사람은 있어도

 

먹어봤다는 사람은 없다.

 

응 쟨 비주얼이 좀 그래. 좀 많이 그래.

 

 

 

짐을 싸서 버스 터미널로 이동.

 

청천벽력의 소식을 들음.

 

원래 타고 가려던 45인승 버스가 고장이라고

 

20명 가까운 사람이 미니버스에 낑겨타고

 

도로 상태도 안 좋은 라오스 산길을 지나

 

6시간이 걸리는 방비엥까지 가야 한다.

 

에블바디 세이 멘붕.

 

 

 

 

이런 시츄에이션.

 

덩치 큰 동진오빠는 다리도 못 펴고 죽을라고 하고

 

사람이 너무 많아 가운데 보조석까지 다 펴야 한다

 

짐은 전부 지붕으로 올렸고

 

와 여태 여행다니며 타봤던 차 중 뒤에서 세번째 안에 든다.

 

 

난 잽싸게 운전석 옆자리 차지.

 

목베개 장착.

 

베트남에 있을 때 이 자리가 젤 편하다는 걸 배웠거든.

 

뒤에 계신 분 한명만 라오스 사람이고

 

나머지는 전부 외국인이다.

 

목베개 베고 난 숙면.

 

덩치 큰 남자들에게는 솔직히 좀 미안했다.

 

 

그리고 두번째 사건.

 

이 차도 고장 ㅋㅋㅋㅋ

 

바퀴 휠에서 나사가 뚝!! 부러져 나갔는데

 

차에 예비 나사가 없다며 ㅋㅋㅋㅋ

 

부러진 나사 조각 꺼내는 것만 한나절

 

와 진짜 GG다 GG

 

 

 

예전에 네팔에서도 이런 적이 있었던 거 같은데

 

성질내면 뭐하나 해결되지도 않을거

 

그냥 이러고 주저앉아 놀기로 작정했다.

 

방비엥 오늘 못 가면 내일 가고

 

네팔에서는 차에서 12시간도 버텼는데

 

어떻게든 되겠지 뭐.

 

 

제일 오른쪽 수건 쓴 애가 핀란드  이삭.

 

이 미친놈이 지나가던 트럭을 잡아 뭐라고 꿀렁꿀렁 하더니

 

성공했다며 2만낍 주면 방비엥까지 태워다 준다고

 

자기랑 같이 갈 사람 있냔다 이 미친놈아.

 

그리고 저 다섯명 저 차 타고 감 ㅋㅋㅋㅋㅋ

 

심지어는 동진오빠도 방비엥 도착하면 카톡해!! 란 말과 함께

 

저 트럭 타고 사라짐 ㅋㅋㅋㅋㅋ

 

와 진짜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 ㅋㅋㅋㅋ

 

 

 

우리는 이렇게 된거 그냥 계속 놀자.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있는 스텔라와 마시미 커플.

 

그리고 영국에서 셋이 같이 왔다던 여행객들.

 

경험상 이 동네 이거 성질내봐야 처리 안돼. 절대 안돼.

 

내 명만 짧아지느니 걍 산속에서 놀고 있으면 누군가 와서 구해줄거.

 

 

 

ㅇㅇ 구해주심.

 

그리고 휴게소에 내려주심.

 

국수 드시라고 말아주심.

 

ㅇㅇ 심지어는 맛있음.

 

거봐 성질내봐야 해결 안된다니까.

 

이렇게 웃으면서 가면 얼마나 좋아.

 

 

그렇게 10시간 걸려 해가 져서야 방비엥 도착.

 

같은 버스에서 개고생했던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

 

지프니를 잡아 타고 팝 스트릿으로.

 

숙소를 못 구해서 걱정했는데

 

스텔라와 마시미가 자기네 숙소로 일단 같이 가자해서 감.

 

근데 맘에 듬.

 

여기로 정하고 동진오빠 호출.

 

찾아옴.

 

 

 

방비엥 버스 멤버들과 다 같이 한컷.

 

이렇게 추억도 만들고 인연도 되고

 

이게 배낭여행이지.

 

 

그리고 동진오빠 이 날 나가서 안 들어옴.

 

아침에 일어나서 나왔더니

 

술먹고 마당에 있는 해먹에서 자고 있음.

 

.........오빠도 정상은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