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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살리기

네팔 마지막 날 - 부디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원래는 6월 15일까지 있기로 했었던 네팔이

 

기간이 더 늘어나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미 생활이 네팔 방식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네팔을 떠난다.

 

아줌마와 샤론은 학교에 가야 한다며

 

아침부터 내 방에 와서 작별인사를 하고 갔고.

 

 

 

내가 제일 좋아했던 우리집 옥상.

 

2011년에도, 2015년에도 똑같다.

 

다음번에 다시 왔을 때에도 똑같기를.

 

이번에도 비록 히말은 못 보고 가지만,

 

오늘이 네팔에서의 마지막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아줌마가 꺼내주고 간 감자조림.

 

내가 네팔에서 제일 좋아하던 반찬.

 

이제 한국 가면 이거 못 먹지 않느냐며,

 

싸가지고 가겠냐며 물어보는게

 

진짜 눈물의 감자조림 눈물날 거 같아

 

 

내가 밥주던 우리 노랑이

 

피부병이 걸린건지 어디서 얻어맞고 온 건지

 

눈 밑이 부었는데 아 화딱지나-_-

 

왜 자꾸 나가서 맞고 다니냐.

 

내 방울소리만 들어도 내가 오는 걸 알고 있는데

 

기다릴까봐 걱정이다

 

 

 

집 앞 사원의 터줏대감 백동이

 

얘가 집 앞 개들의 대장이다

 

너 인마 애들 때리지 말고 인마

 

내가 다시 올 때까지 건강하기를

 

 

 

내가 오늘 간다고 하자 저옌다이가 부르심

 

차랑 과자 먹고 아저씨는 당뇨가 있어 못 먹고

 

서진이랑 우리집 아저씨랑 다 와서 마지막 티타임.

 

네왈족의 전통이라며 아줌마가 삶은 계란을 내주심

 

계란을 먹어야 여행이 안전히 끝난다는 생각을 아직도 이들은 가지고 있음.

 

 

 

그리고 공항으로 이동.

 

공항에서 마주친 한국행 산업연수생들.

 

5년간 한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일을 할 수 있으며,

 

목에는 본인의 이름과 채용된 회사 이름, 비상연락망이 써 있는

 

커다란 이름표를 걸고 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한국 정부에서 불러서 온 거니

 

어디가서 불법 체류자 취급 받지 않고, 인종차별 당하지 않고,

 

그대들의 꿈을 부디 한국에서 이루기를

 

 

오 그리고 돌아오는데 비지니스석 당첨 오예

 

의자 180도로 눕혀서 오는데 개꿀

 

아까 그 산업연수생들 때문에 비행기가 만원이라

 

혼자 탄 한국인 손님들을 비지니스로 업그레이드 오예

 

 

기분이 묘하다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울지는 말자

 

난 언젠가 또 네팔에 돌아올 수 있을테니

 

여행이 아니라,

 

내가 정말 네팔에 살다 온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