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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살리기

네팔 스물하루 - Day Off, 아사커피, 네팔 강아지, 노르빅 병원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신두팔촉으로 가기로 했다.

 

길도 쉽지 않을거고, 아마 폰도 안 되겠지.

 

지금 사실 랩탑도 인철오빠거 하나밖에 없어서

 

둘이 시간을 분배해가며 나눠 쓴다.

 

그나마도 전기가 들어올 때나 가능하다.

 

오늘은 오빠가 하루종일 컴을 써야 하고

 

어차피 우리 일요일부터 쉬지도 못하니 나는 쉬기로 했다.

 

 

 

밖으로 나가려면 집 앞의 노르빅 병원을 지났다.

 

2011년에 아이스크림 잘못 주워먹고 배탈나서

 

지옥같은 하루를 보낸 곳이다.

 

지금은 엄청 좋아졌고 건물도 더 들어서고 커피숍도 생겼다.

 

네팔에 몇 개 안되는 종합병원이다.

 

이번 지진 때 여기도 난리통이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쉬는 데 뭘 할거냐면 이 책을 읽을거지.

 

아사커피라는 커피숍에 이 책이 있길래 4시간동안 커피 두 잔 시키고 정독.

 

한국에서부터 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배웠다.'

 

앞으로 국제관계 분야에서 활동할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들어오는 길.

 

오빠가 사탕이랑 케익 사오래서 사 들고 택시를 탔으나

 

교통체증을 겪으며 후회하지. 그냥 걸어올걸.

 

걸어오면 30분 정도 걸릴 거리고 택시 타면 10분에 200루피 거리인데

 

매연+클랙션+오토바이+신호위반+차선위반

 

난 누가 차 사줘도 네팔에서 운전 못한다.

 

 

 집에 들어오는데 내가 예뻐하던 개들과 마주쳤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케익 중 하나를 이 애기들한테 희사하기로 했다.

 

이 나라에는 이런 케익 입에도 못 대본 사람들이 천지빼까리란 건 알고 있지만

 

내 눈 앞에 없다는 사실만으로 오기를 한번 부려보고자 했다.

 

그리고 또 일이 터졌다.

 

먹이를 나눠주는 걸 보고 개들이 몰려들면서

 

개들끼리 싸움이 났다.

 

한 마리가 피하려다가 그때 마침 오던 차에 퉁 부딫혔다.

 

아픈줄도 모르고 큰 놈을 피해 달아난다.

 

비교 대상이 안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곧 한국 갈 건데 얘들한테 정 주면 안 되는 것도 알고 있지만.

 

한국에 있는 우리 루키는 아침저녁으로 밥에 간식에 과일까지 챙겨 드시는데

 

얘들은 고작 식빵 한 쪽 케익 한 쪽을 가지고

 

차에 치여가며 아귀다툼을 한다.

 

여기 태어난건 너희 잘못이 아닌데.

 

 

집에 들어왔더니 와이파이 잘 되는 방에 퍼져있는

 

쿠베르 샤론 서진.

 

니네 그러다 궁디에 곰팡이 핀다.

 

 

가난은 사람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자연 상태의 들개였다면 아쉽지도 않을 텐데

 

여기 개들은 또 사람을 너무 잘 따른다.

 

정 주면 헤어질때 나만 힘들어 지는데

 

개를 예뻐하는 성격이 쉽게 그게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