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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여행들

2024 연말연시 탄자니아 패키지 넷째날 _ 드디어 세렝게티로!

탄자니아에 오는 사람들 열에 아홉은 단 하나

 

세렝게티 국립공원 사파리 투어가 목적이다

 

물론 나도 그 열의 아홉에 속함

 

사파리 투어란 동물 거주 지역에 들어가서

 

사람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자연을 관찰하는 여행을 말하는데

 

탄자니아는 사실 세렝게티 사파리 투어가 먹여살린다 해도 과언은 아님

 

드디어 오늘 그 사파리 투어로 향하는 막이 올랐다

 

세렝게티 투어를 예약하면

 

보통은 묵고 있는 숙소로 8인승 4륜구동 지프가 태우러 온다

 

운전사 1명 빼면 탈 수 있는 인원은 7명

 

사람이 몇 명 타든 지프 대절 비용은 같기 때문에

 

보통 패키지사들은 7명을 풀로 채우고

 

반대로 신혼부부나 가족인 경우 비용 부담을 하더라도

 

지프를 1대 통으로 빌린다

 

아루샤에서 세렝게티 입구까지는 5시간 거리

 

그 중 3시간은 포장도로, 2시간은 비포장도로

 

세렝게티 국립공원 경내로 들어가면 무조건 비포장도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졸리신 분들은

 

미리미리 포장도로에서 주무세요

 

비포장 도로는 도저히 사람이 잘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에요

 

전 비행기용 목베개 내내 허리 뒤에 넣고 있었음

 

중간에 들린 아프리카 갤러리아

 

탄자니아 지도 앞에서 사진 한 장

 

여기까지는 상태가 괜찮았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 것

 

사파리 모자(왜 이름이 사파리 모자인지 알게 됨

 

밀짚모자는 밀짚 사이에 비포장도로 흙먼지가 다 껴서 버려야함)

 

적당한 두께의 카고바지

 

(카메라, 손전등, 휴지 등 넣고 다닐게 많음)

 

머리가 긴 분들은 무조건 머리 땋거나 묶으세요

 

(흙먼지가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껴서 빗도 안 내려감)

 

선글라스와 선크림

 

저는 사진을 버리고 선패치 선택

 

더는 늘릴 수 없다 얼굴 잡티

 

 

그리고 아프리카 갤러리아에는 깨끗한 화장실이 있고

 

탄자나이트 정식 매장도 있습니다

 

하 이런 사이즈 보면 안 되는데

 

이때도 두고두고 보다가 일행 중 가장 늦게 차에 오름

 

결국 탄자나이트 못 삼 이런 걸 봐버렸으니

 

그냥 5캐럿짜리 손에 얹어본 걸로 만족합니다

 

이걸 보고 나서 한국 보석상에서 탄자나이트라고 광고하는 건

 

저품질 저가로 보이는 고문에 시달리고 있음

 

세렝게티 매표소 도착

 

제 얼굴의 선패치는 무시해주세요

 

개인 당 입장료와 입장 등록 이외에도

 

지프차 한대에 200달러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그 문서가 확인되어야 입장시켜 줌

 

그 동안 화장실 또 감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생각하는게 차라리 속편함

 

세렝게티에서 모두가 지켜야 하는 절대적인 규칙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 것

 

클락션을 울리지 말 것

 

반려동물 출입금지

 

쓰레기는 모두 Trash in, Trash out

 

담배꽁초 하나 함부로 버릴 수 없음

 

 잠깐 세워놓는 경우에는 차창문을 닫으라는데

 

원숭이떼가 차 털어간 적이 생각보다 많단다

 

 이렇게 매표소를 지나 한 시간쯤 더 가면

 

대자연 생태계의 보고

세계에서 가장 큰 야생동물 서식지

 

세렝게티 남쪽 정문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제부터 레알 사파리 여행의 시작

 

좀 아쉬웠던 건 이 앞에서 마사이족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돈을 받거나 비즈공예 팔찌같은 걸 파는데

 

그땐 돈 아낀다고 안 샀던 것을

 

어차피 애들인데, 그냥 하나정도 사주고 말 걸

 

 

동물 얼마나 보겠어 운좋아야 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들어가자 마자 30분도 안 돼서 우릴 맞아주는 코끼리

 

이 순간은 정말 입이 딱 벌어지며 탄성이 나왔다

 

세상에

 

동물원에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야생 코끼리다

 

모든 지프차가 얘를 보려고 그 자리에 멈춰섬

 

집단생활을 하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고

 

한눈에 봐도 나이가 많은 것을 보면

 

이제 슬슬 죽을 자리를 찾는 늙은 개체같았다

 

잘 안 보이지만 저 호수 한 가운데에

 

하마 가족 있어요

 

역시 입장해서 한시간도 안된 상황

 

이래서 세렝게티 세렝게티 하는구나

 

지프차 운전수들은 수시로 다른 지프차와 무전을 하며

 

어디에 어떤 동물이 있는지 소통하고,

 

사람들에게 동물에 대해 소개해 주는

 

가이드 역할도 같이 맡고 있다

세렝게티 자체는 너무 좋았지만

 

정말 허리가 뽀사지는 줄 알았던 4륜구동 + 비포장도로

 

차가 너무 흔들거려서 멀미도 안함

 

사실 4륜구동 차 말고는 답도 없는게

 

이건 일반 차량으로 갈 수 있는 길도 아님

 

나는 그나마 우기에서 건기로 바뀔 때 간 거라 이 정도지만

 

우기에는 이 길이 모두 진흙 천지가 된다

 

중간에 잠시 들린 마사이족 마을

 

이들은 탄자니아란 국가가 생기기 전부터 여기에 살았기에,

 

사람이 살 수 없고 인공 물품은 들어갈 수 없는 세렝게티 안에서도

 

지속적으로 살기로 정부와 협의를 본 유일한 민족이다

 

나름 그래도 이 마을에 호텔도 있고 미용실도 있음

 

저 호텔 방이 몹시 궁금하다

 

간간이 들르는 가이들드과 외국인한테 물건을 팔긴 하는데

 

그걸로는 절대 생활할만한 소득이 될 리 없고,

 

도대체 무슨 돈으로 사는건지 알 수가 없다

 

(이 자본주의에 쩌들은 인간)

기린

 

생각보다 엄청 큼

 

그리고 순함

 

이때부터는 사진을 찍지 않고

 

눈으로 담기 시작함

 

사진이야 잘 찍은 사진 인터넷에 수두룩한데

 

내가 굳이 폰 들고 날뛸 이유가 없음

 

얼룩말이랑 톰슨가젤, 그랜트가젤

 

엉덩이에 검은색 줄무늬가 세개 있으면 

 

그랜트 가젤이라고 우리 지프 운전수 피터가 알려줌

 

저는 영어를 한다는 이유로 운전사 옆자리를 맡았습니다

 

잘 보면 저 안에 새끼 얼룩말 있어요

 

올해 내 크리스마스 선물은 널 만난거니

 

이 험한 자연에서 꼭 살아남아서 장수해라

 

아프리카 검은꼬리 누우

 

세렝게티의 상징입니다

 

사실 누우랑 얼룩말은 이 안에서는 거의

 

대관령 양떼목장의 양떼 수준이었다

 

끝도 없는 초원 위에 내가 TV에서만 보던 동물들이

 

날 주시하지 않고 풀만 뜯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고

 

여길 오고 나서 동물원은 갈 생각이 사라졌다

 

일단 얘들이 동물원에 있는 애들보다 훨씬 건강해 누가 봐도

 

동물원의 존재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함

 

 

이렇게 장장 12시간의 운전과 관광이 끝나고

 

그날 묵을 롯지로 들어왔는데

 

헉 롯지가 너무 좋은거다

 

시멘트 건물을 올릴 수 없는 탄자니아의 특성 상

 

이렇게 대형 텐트 방식의 롯지에서 자야 하는데

 

뭔데 왜 아루샤 숙소보다 훨씬 좋은건데

 

물론 전압이 낮아서 드라이어는 안 되구요

 

태양열 발전 사용중이라 뜨거운물도 없지만

 

방이 일단 너무 좋음

 

대박 저 이런 화장실 너무 오랜만입니다

 

지금은 깜깜해서 안 보이지만 목욕하면서

 

저 밖에 풍광도 볼 수 있음

 

이날 밤 뭔가 밖에서 우웅~ 우웅~ 짖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거 하이에나 떼가 서로 찾는 소리였다

 

진짜 오래살고 볼일이다 이런 데를 다 오고

 

저녁은 부페식이고 심지어 디저트도 있어ㅠㅠ

 

물론 다 먹진 못했어요 너무 달아;;;

 

탄자니아 음식들은 전반적으로 맛이 상당히 강합니다

 

 

세렝게티 안 롯지들의 특징은, 해가 지면

 

손님은 절대 방 밖으로 혼자 나갈 수 없고

 

식당 - 로비 - 수영장 - 방을 오가려면 그 때마다

 

종을 치던 빛을 비추던 전화를 하던 해서

 

마사이족 남성 안내원을 불러야 한다

 

처음에는 불안정한 치안 때문인줄 알았는데

 

사자가 뛰어노는 바깥에서 안으로 걸어와 물건을 털 도둑은 없고,

 

깜깜한 밤에는 롯지 경내로 버팔로나 동물들이 들어와

 

사람들과 충돌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마사이족은 버팔로랑 충돌하면...니넨 안다치니?)

 

그리고 이 날, 손님 중 한 명이 생일이었다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테이블을 돌며 노래도 해주고

 

같이 춤도 추고 케이크도 가져다준다

 

어떤 악기도 없이 단체로 노래만 해도 생겨나는

 

이 아프리칸 바이브

 

하늘에서는 별이 쏟아지고

 

내 인생 최고의 크리스마스 중 하나로 기억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