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저씨가 차를 쓸 수 있다고
미루고 미루던 사쿠를 오늘 가기로 했는데
어젯밤에 우리 남매가 술먹고 뻗-_-;;;;
7시 30분이 되도록 일어나질 못-_-;;;;
안먹던 술 먹고 헤롱헤롱한 상태로 일단 차에 탐.
네팔 최고의 고대 도시이자 역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었던 사쿠.
아예 박살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알던 곳 중 피해가 가장 심한 것 같다.
원래 여기가 마을 입구였고 양 쪽으로 상점들이 즐비했으나
남은 게 없다. 정말 흙더미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숙련공같지는 않고
그냥 동네 청년 같은 애들 몇몇이 모여서
장갑도 마스크도 없이 맨 손에 슬리퍼 신고
골격만 남은 건물을 부수고 있다.
중장비 딱 한 대 봤다.
일단 급한대로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어주고
코이카 쪽에 남은 장비나 마스크가 있는지 문의를 보냈다.
여기는 정말 다시 한 번 와야겠다.
뭔가 NGO 한 곳이 들어와 있는 눈치기는 했지만 뭔 일을 하는지는..
이장이라는 아저씨가 와서 우리 아저씨한테
사람들이 와서 사진만 찍고 도와주고 가지는 않는다며..
아 진짜 여길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나.
누군가 들어와서 건물을 검사하기는 했나보다
이 집은 살 수 있는 지역으로 확정이 됐지만
화장실과 부엌은 금이 갔으므로 자제를 부탁....
뭣이라-_-?
관광객이 갈 수 있는 지역으로는 사쿠가 마지막이고
더 깊이 들어가려면 이런 버스에 얹혀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30분-1시간 정도 올라가야 한다.
떨어지면...그냥 니 팔자다.
집으로 돌아왔더니 이번 주부터
지진 이후 한달 간 휴교했던 학교들이 전부 다시 수업을 시작해
방에서 바로 보이는 로즈버드 학교가 왁자하다.
그래 니네도 고생 많았다
어린애들이 얼마나 황당하고 답답했을까
사쿠 다녀와서 바로 쉬지도 못하고 다시 나가
한인회 회의에 갔다가 내가 병든 닭이 돼서 돌아오자
아줌마가 닭 사오면 요리 해주신다고 ㅋㅋㅋ
요기가 닭 파는 곳이다.
저울에 달아서 무게를 잰 뒤 원하는대로 썰어서
특이하게 껍질을 토치로 한번 그슬려서 준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고기 먹음.
아픈 가슴이니 배라도 채워보자-
였는데.
소파에서 깜빡 잔다는 게 2시간을 잤다.
그 사이 인철오빠와 아저씨가 사라졌다.
지진지역에서_흔한남매의_다정한_문자.jpg
닭 가져갔으면 잡으러 쫓아갈 기세.
치느님은 네팔에서도 사랑이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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