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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살리기

네팔 아홉째날 - 다시 터멜, 히말라얀 카페, 여진

 

힌두 문화권에서는 일요일이 빨간날이 아니라

 

토요일이 빨간날이다

 

그래서 관공서가 다 놀아-_-;;

 

지난주에는 바빠서 이런거 없이 그냥 지나갔는데

 

이번주에는 우리도 그냥 쉬기로 했다

 

집에 그냥 있자니 기분이 꿀꿀해서

 

외국인들의 중심지(였던) 터멜로 출동.

 

모자도 사고(제발 좀 사자 일주일째다)

 

우체국은 쉬지만 한국으로 보낼 카드도 사자.

 

 

 

 

 

지난주부터 남아있는 건물을 부수는 작업들이 시작되었다.

 

어차피 내진 설계가 안 된 건물이므로 보수는 불가능하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거 미리 부수는 게 낫지....

 

하지만 먼지는..으아아아

 

여기나 저기나...사람이 지나가던 안 지나가던...

 

부수는 데 옆에 나와있는 소.

 

힌두교 국가에서는 얘들이 그냥 상전임.

 

너 부수는 사이에 뭐라도 먹을거 나오면 먹으려고 거기 있는거 다 알어.

 

자원이 부족한 네팔에서는 벽돌 한장마저도 돈이다

 

중장비가 그냥 없기도 하지만

 

벽돌 한 장이라도 어떻게 살리려고 손으로 부수고 있다.

 

방진마스크는 내가 아니라 저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리고 이쯤되면 느낌이 쎄헤지지.

 

ㅇㅇ. 나 길 잃었음.

 

3년전에 오갔던 길을 기억할 수 있을 리가 없지.

 

경찰에게 물어봐서 간신히 1시간 30분 만에 터멜 도착.

 

일단 다행인 건 가게들이 대다수 문을 열었고

 

백팩커랑 히피들이 어느정도 돌아왔다.

 

가난하고 겁 없는 여행객들인 얘네가 돌아왔으면

 

여행지로서 바닥을 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벼르고 벼르던 모자를 샀는데 끈이 또 없다ㅠㅠ

 

내일 또 끈 사러 가야지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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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멜에서 가장 괜찮고 커피 맛도 좋다는 히말라얀 카페.

 

여기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모습이 그대로다.

 

각 자리에 콘센트가 있어서 저널리스트들이나 기자들도 많이 찾는다.

 

한동안은 여기도 파리 날리더니 그래도 이젠 여기가 살아났다.

 

앉아서 커피 한 잔 시키고 한국에 보낼 카드를 쓴다.

 

보낼 수 있을지 보내면 언제 한국에 갈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저녁먹고

 

앉아서 인철오빠랑 한인회 포스터 봐주고 있는데

 

여진이 왔다.

 

4.3 짜리가 2-3초 정도면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가는데

 

오늘건 좀 길었음. 10초 가까이 됐다.

 

오빠랑 나랑 둘 다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 조땔수도 있다는 걸 느끼고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더니 하숙집 가족들도 잠에서 깼다.

 

핸드폰만 챙겨 밖으로 나갔더니 역시 다른 집 사람들도 다 나와 있다.

 

이젠 다들 적응이 돼서 웃으면서 서로 수다떤다 ㅋㅋ

 

2차 지진때 다리 부러진 너그마. 역시 밖에 나와 있다.

 

아 제발 잠은 안에서 잤으면..ㅠㅠ

 

다 버려두고 나갔다 들어온거라 현지 시간 12시 넘었는데 이제야 글 씀.

 

7.0 이상을 두 번이나 견디고도 멀쩡한 이 집이 무슨 일이 생길거라곤 생각지 않지만

 

아까 우리 둘 다 서로의 표정에서 공포를 읽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