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들럿다 아람하우스 일을 봐드리러 가기로 했는데
인철오빠가 어제부터 빌빌대더니
전혀 일어나지를 못한다.
일단 나 혼자 가고 나중에 아람하우스에서 만나기로 하고
용감하게 성당으로 ㄱㄱ 했는데
택시기사가 지름길로 간다며
난생 처음 보는 길로 들어갔다.
나 당황해서 그 자리에서 내려버림.
성당 당연히 못 찾음 0.0
ㅇㅇ. 오늘도 또 길 잃었다.
지름길로 간답시고 성당 물어봐도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나 슬슬 멘붕오기 시작함.
그냥 의자 있는 수퍼 앞에 주저앉아 콜라 따고
연락을 돌림. 누군가는 날 건지러 와 주겠지.
길 잃고 그럴 수도 있는거지 뭐 ㅇㅇ.
결국 미사를 못 갔다.
결국엔 아픈 오빠가 기운 차리고 데리러옴.
수녀님도 전화옴.
미얀마에서는 길도 잘 찾고 그랬는데 ㄷㄷㄷㄷ
네팔 오고 바보가 된 기분.
일 도와주니 고맙다고 수녀님께서 밥을 사주신댄다.
지진 이후 웨이터들이 죄다 지들 고향으로 가 버려
12시 오픈이라고 써 있는 식당도 사실은 12시 반 오픈이다.
3번재에야 문 열린 식당을 찾아서 태국음식으로 식사.
식당 안에 붙어 있던 지진 경고
지진 대피요령 1. 테이블 밑으로. 2. 엎드린다. 3. 지진이 멈추길 기다린다.
네팔 카리타스 소속의 우리 수녀님들-
둔체와 자파 지역에 각각 유치원과 고아원을,
그리고 카트만두에서 비자 유지용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신다.
유치원에도 같이 가 드리기로 했는데
지진 이후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계속 딜레이되고 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 해도
기물이 파손되고 인터넷, 수도관, 전기 등이 끊어지는 피해를 입은 집이 많다.
아람하우스도 인터넷과 수도관이 끊어지고 액자랑 간판등이 떨어졌다.
지진 때 떨어진 보드랑 액자를 다시 사서 걸어드리고
간판은 주문했는데 언제 오냐ㅠㅡㅠ
안내문도 한글이랑 영어로 같이 써서 코팅 해서 걸어드림.
아 머야 나도 일했는데 왜 얘 일하는 사진밖에 없냐.
나 논거 아니다. 나도 했다.
내가 사진에 없는 이유는 내가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지.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옥상으로 ㄱㄱ.
2011년에 왔을 때부터 난 이 집 옥상을 참 좋아했었다.
원래 날이 좋은 날에는 히말(설산)이 보여야 하는데
여기 오고 열흘째 설산은 구경도 못 하고 있다.
오후 4시가 넘었는데도 오늘 기온 35도.
마차푸치레에는 여신이 산다는 전설이 있어서
현재까지도 등산이 금지되어 있으며
여신이 허락하지 않은 사람은 산을 오를 수도 볼 수도 없다는 전설이 있다.
나 그 여신 맘에 뭔가 안 드는 게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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