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반쯤 여진에 눈을 떴으나
도로 잠.
큰 지진을 겪어보지 못해서 트라우마가 없는 내게
10초 짜리 4.4 여진이야 그냥 잠을 깨우는 존재일 뿐.
어차피 지진이 한번만 더 오면 네팔이라는 나라는 끝이다.
오늘만 해도 여진이 이만큼 왔다.
아 왜 4.0 밑으로 떨어질 생각을 안 하냐ㅠㅠ
오고나서 일주일 째 4.0 이상을 윗돌고 있다.
가장 불안한건 이거다. 점점 떨어져서 사라지는 게 지진인데
사라질 생각을 하지를 않는다.
4.0 짜리 지진이야 콜라병 좀 넘어뜨리는 정도인데
트라우마에 휩싸인 사람들에게는 이것조차도 공포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깨진 물건들 사러 하루종일 어썬초크를 돌고
2시 넘어서야 먹은 점심.
이 와중에도 네팔 관리들은 뭐가 부족하네 뭐를 해야되네
깨진 간판을 다시 알아보러 나갔더니
4일이나 걸린대서 빨리 나와봐야 다음주 수요일이다.
정부관리는 다음주에 온다는데 다음주 뭔 요일에 올지 모른다-_-
사실 네팔의 가장 큰 문제는 지진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콜라 사먹으러 갔던 수퍼집 개 ㅋㅋㅋㅋ
이쁜이 ㅋㅋㅋㅋㅋ
개들도 예민해져 있는 상태지만
아직까지는 난 니네가 예쁘다
비록 지저분하고 품종도 똥개지만 난 니네가 이쁘다.
그니까 제발...밤에 하울링좀 하지 마
원래는 이렇게 평화로웠던 네팔이었다.
어제 덕친칼리 갔다오는 길에 찍은 사진.
이제야 좀 네팔에 왔다는 기분이 든다.
현지 자원봉사에 참여하면 엄청 신체적인 노동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배운 것 중 하나다. 어마어마한 서류작업이 기다린다는 걸.
이 나라에서 서류나 파일이 손상되었을 경우 세이브는 당연히 없으므로
모든 서류를 다 다시 해야 하고
첫 지진때는 이 미친놈들이 구호 물품에도 관세를 매겨
5천원짜리 영수증도 싸그리 제출했어야 했다.
모든 서류는 영어 아니면 네팔어로 번역이 필요하고
하...여튼 돌아버리겠다
오늘 제 시간에 잘 수 있을까
'네팔 살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팔 아홉째날 - 다시 터멜, 히말라얀 카페, 여진 (0) | 2015.05.31 |
---|---|
카트만두 여덟째날 ㅡ 정전. (0) | 2015.05.29 |
카트만두 여섯째날 - 덕친칼리, 아람하우스 (0) | 2015.05.27 |
카트만두 다섯째날 - 박타푸르, 짱구나라연 (0) | 2015.05.26 |
네팔 카트만두 넷째날 ㅡ Day off (0) | 2015.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