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럽 6주 여행

하를렘 첫날 - 매춘박물관, 하를렘 역, 하를렘 맛집

폭풍같은 홍등가의 밤이 지나가고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마지막 산책을 나간다


내가 여기 언제 또 돌아올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돌아오는 날에는 이번처럼 충격은 안 받겠지


장사가 끝난 성매매 가게들


저 안에 앉아있는 게 여자라는 법은 없다


남성도 여성에게 성을 팔 수 있는 곳


성에 대한 모든것이 허용된 곳


단 말 그대로 성만 허용된 곳


접대나 어느 한 성의 우월, 차별은 찾아볼 수 없는 곳


정말 신선한 문화 충격으로 다가온 홍등가


오늘의 목적지


매춘 박물관 Red Right Secret


어젯밤에 사람이 꽤 많은거 보고 여긴 뭐지 했는데


트립 어드바이저 찾아보니 나름 교육적인 박물관이란다


던킨에서 커피 하나 사서 들고 있었는데


음식물 안된다고 쫓겨나서 입구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 원샷


성매매 관련자들의 사진이 수시로 나타난다


남녀 매춘부이거나, 손님이거나, 혹은 포주거나


괴물이거나 또는 엄청난 미녀이거나 그런거 아니다


그냥 평범한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난 저 내부에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보통 이런 광경이란다


정말 성매매만을 위한 장소


어떤 감정의 교류 없이 본능에 따른 일만 하고


업무가 끝나면 바로 다시 나와야 하는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중 하나


홍등가에서 사망한 여성들의 사진이다


개중에는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은 사건들도 꽤 있다


구경을 하고 나오면 전화부스같은 게 있고


사람들이 자신의 특이한 성 경험을 잔뜩 써 놓았다


물론 영어로 된 것 밖에 읽지 못했지만


이것 또한 나름 신선한 기억이었음


난 정말 아주 매우 평범한 거였어


이 박물관은 홍등가를 갈 사람이라면 추천


생각보다 배울만한 내용이 꽤 있다


여길 먼저 보고 홍등가를 걸었다면 그렇게까지 놀라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로비에 앉아서 해롤드 전화를 기다렸다


멀뚱멀뚱 앉아있으니 곧 직원이


니 친구 왔대!! 라며 나가보라고 함


사거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매우 반가운 키 큰 백인 남자가


갑자기 확 날 끌어안는 거였다


하를렘으로 이동


아마 하를렘에도 지금 유색인종은 나밖에 없을거야


정말 네덜란드스러운 동네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30분 거리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이야


이 이름도 몰랐던 네덜란드 어느 작은 동네로


2014년 동남아 배낭여행때


미얀마 인레호수 온천에서 만났던 인연


치앙마이와 시아누크빌을 거쳐서


3년 뒤에 내가 이 아저씨 집에 왔다


일단 밥을 먹습니다


나 동양인이라고 신경써준 태국음식


그래도 동네마다 일식집 태국음식 베트남음식은 하나씩 있다


오 ㅋㅋㅋㅋ쌀밥 ㅋㅋㅋㅋ


밥 먹으며 3년간 있던 긴 사정들을


매우 짧고 간단하게 털어놓음


그리고 동네 구경을 나갑니다


여기가 하를렘의 센터임


이거슨 마치 내 고향 일산의 라페스타같은 느낌


하를렘이나 바헤닝엔이나 다를거 하나 없어


이 두 블럭 정도가 센터 전부임


일주일 뒤가 네덜란드 왕의 생일이라고


나라 전체가 휴일에 들어간다며


이렇게 퍼레이드랑 카니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원래 이 광장엔 아무것도 없었다지만


뭐 어때 난 분위기 좋은데



첫번째 목적지는 하를렘 역


저 창문에 있는게 하를렘 지역의 인장이다


빨간 바탕에 꽃 다섯송이


하를렘은 네덜란드에서도 독일인 집중 지역이라


2차대전 당시에도 크게 피해를 입지 않아서


역과 성당같은 건물들이 예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여기가 하를렘 역입니다


인상 팍 쓰고 있는 우리 아저씨


사실 처음에 이 친구가 차에 날 싣고 달릴때만 해도


난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고


하를렘 저 스펠링을 어떻게 읽는지도 몰랐다


몰라 난 여튼 31일까지 런던만 가면 되지 뭐



하를렘의 상징 풍차


그 앞에서 한장


네 사진찍는 태도는 절대 안 변했구나라며


저 풍차 아직도 돌아간다


이 사진은 정말 누가 어디서 봐도 네덜란드임


이 자전거 누구건지 모르겠는데


올라타! 사진 찍어줄게! 라고 해서


ㅇㅋ 그럼 탐 ㅋㅋㅋㅋ


역시 자전거의 나라 네덜란드


심지어는 오렌지색 자전거


이 아저씨도 자기 집에 자전거 있음


친구들에게 보냈던 하를렘 엽서의 사진에 있는


하를렘의 두번째 상징 도개교


배가 지나가면 다리가 열리는 방식이다


그놈의 브이는 아직도 그대로구나!! 라고 하길래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아!! 라고 받아침


그리고 이 동네의 맛집 Parck 레스토랑으로 갑니다


이놈의 동네도 역시나 저녁 7시까지 문 여는 식당은 거의 없어요


뭐 먹고싶어?라고 묻길래


네덜란드 음식 먹자! 라고 했더니 이리로 데려감


참고로 네덜란드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


평균키가 가장 큰 민족입니다


와 나 이거 먹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먹네


육회입니다


한국 육회랑은 좀 다르지만 맛은 똑같아요


고기를 엄청 잘게 다졌고 소스는 마요네즈임


이거 폴란드에서부터 궁금했는데


그리고 메인요리 송어


입에 가시가 박혀서 당황하긴 했지만


맨날 밥값 아끼려고 굴러다니다가


친구 만나니까 세상에 이런 호강도 하는구나


이제부터 일주일은 이 친구와 같이 움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