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사엘네 집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
모레 아침에 해롤드가 숙소로 데리러 오기로 했으니
그 친구 집에서 바헤닝엔까지 오라고는 못하겠고
난 오늘 하루는 암스테르담에서 묵어야 한다.
교통카드가 사엘 거라 눈치보고 있는데
오전업무만 끝내고 너 데려다줄게,
그때까지 혼자 자전거 타고 놀고 있어! 하길래 ㅇㅋ하고
이 친구 자전거 빌려 나옴
찍어줄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없으므로
자전거를 모델로 시골길 찰칵.
여기 진짜 공부하기 엄청 좋은 환경이다
아무것도 엄써요;;;
나 카페라도 가있을게! 했더니 사엘이 씩 웃더라
그 이유를 알겠다 카페도 없어요
하지만 자전거 타기는 정말 좋아요 ㅎㅎㅎ
누구랑 같이 왔으면 저런데도 내려가 보는데
2014년 동남아 여행 때 인레호수에서 자전거 빌려탄 이후
난 이렇게 동네에서 자전거 빌리는 걸 참 좋아한다
거 참 동네 참 파랗구만
심지어는 양도 뛰어논다
사엘이 왜 홍대앞이 그립다고 했는지 알겠다
여기 진짜 밤에는 무섭겠다
자전거로 한바퀴 도는데 한 시간이 안 걸리는 작은 동네
그렇게 정신없이 자전거를 타다 보면
산악자전거가 됩니다.
땅보다 낮은 이 동네에 도대체 이 산 뭐야
나 어디로 나온거야
문제는 내가 지도 다운로드를 안 해 왔더니
여기서부터 지도가 끊겨있어 다른 길을 찾을수가 없다
결국 자전거 들고 걸어올라가기 시작함 ㅋㅋㅋ
그랬더니 오프로드가 됐습니다 ㅋㅋㅋㅋ
바헤닝엔에 산 있다고 왜 아무도 말을 안 했냐
와 진짜
여기서 박사 공부 하라고 하면
공부 열심히 하다가 미쳐버리기 딱 좋은 환경이다
오늘이 마지막인 바헤닝엔 역
내가 언제 지도에도 없는 네덜란드 이 개 시골을 다시 올 기회가 있을까
뭔가 시원섭섭하고 그렇다
이제 정말 안녕, 바헤닝엔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하루만 숙기로 한 암스테르담 숙소 도착
해롤드에게는 미리 이 숙소 주소와 전화번호를 쏴 놨고
그냥 가격보고 골랐어요 싸서요
도미토리밖에 없는 배낭 여행자용 숙소
유럽에는 아예 싱글롬 더블룸이 없는 이런 도미토리형 숙소가 흔하다
배낭여행을 할 생각이라면 이상한 싸구려 호텔 들어가느니
차라리 이런 숙소를 잡아 손님들과 어울리기를 권하고 싶다
정원에 앉아서 머리 식히는데
직원이 아이스크림 먹을래요? 라며 주고 감
ㅇㅇ 여긴 좋은 호스텔임에 틀림없다
숙소에 퍼져있기는 심심하니 다시 홍등가 구경
숙소에서 오른쪽으로 꺾자마자 언니들이 헐벗고 계심
응 암스테르담 돌아왔구나 ㅋㅋㅋㅋ
환각제의 종류 중 하나인 매직 머슈룸
지금 와서는 환각제 최음제 마취제 이런건
좀 사와볼껄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
친구들 주려고 ㅋㅋㅋㅋㅋㅋㅋ산ㅋㅋㅋㅋㅋㅋ 사탕 ㅋㅋㅋ
남자들은 먹을 수 없다는 바로 그 사탕 ㅋㅋㅋㅋㅋㅋㅋ
여자애들 다들 뒤집어짐 ㅋㅋㅋㅋㅋㅋ
이만큼 기억에 남는 선물도 없을듯 ㅋㅋㅋ
개당 2.5유로 줬서요
저녁먹으려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이놈이 다가오길래 바로 그 식당으로 들어감.
홍등가 근처로 싼 식당들이 몰려있기는 하지만
내 차마 언니들 뷰를 보며 밥을 먹진 못하겠다
오늘저녁 스테이크
유럽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스테이크랑 스파게티 가격이 크게 차이 안 남
물론 좀 차이나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세네배씩 비싸지는 않음
그럼 스테이크 먹어야지요
해가 질락말락한 시점의 홍등가
다시 불을 켜고 장사할 준비를 한다
왼쪽의 창문 있는 방들이 손님 받는 곳
불이 안 켜졌다는 건 아직 영업중이 아니라는 것
이정도는 찍어도 되겠지
그리고 돌아다니다가 너무 어이없게도
차이나타운이 나왔다;;;;
홍등가와 차이나타운은 한 블록 차이
이럴줄 알았음 여기서 밥 먹을걸
차이나타운에서 만난 정말 노뜬금 도교 사원
나 순간 여기 아시아인줄
엽서를 보내러 우체통 찾으러 감
정말 이 동네는 우체통마저도 힙하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성평등 단체 차별 반대 단체가
스티커 진짜 개나새나 다 붙여놓고 간 듯
숙소에 들어오니까 이런 애기 있다 ㅎㅎ
옆에 보니 밥그릇 물그릇도 있다
내가 왜 아까 너를 못 봤지 ㅎㅎㅎ
나 좀 이뻐해주라 ㅋㅋㅋㅋ
나도 모르게 암스테르담에 적응해 간다
여기가 처음 받았던 충격만큼 싫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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