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꽤나 마음에 들었는데
떠나려고 생각하니 또 아쉬워진다
다음에 언젠가 또 올 일이 있겠지
밤기차를 타고 체코의 수도 프라하로 갑니다
야밤의 크라코프 중앙역
그래도 여기는 규모도 크고 환하고 해서
브라티슬라바 중앙역처럼 겁은 안 난다
실내 금연이라고 써있어서 막 왔다갔다 했는데
개나새나 다 안에서 담배피더만
난 한국에서부터 침대칸을 예약해서 왔는데
(유레일패스 사용법과 침대칸 예약은 나중에 한번에 설명하겠음)
차장 아저씨가 나를 객실 중 하나로 데려다주더니
여기 니방임 ㅇㅇ 문 잘 잠그고 잘 자셈 이러는거임
읭? 나 혼자 6인실 다 쓰라구???
놀라서 살펴보니까 어머나 세상에
정말로 침대시트가 하나밖에 없는거임 대박 ㅋㅋㅋㅋㅋ
오호 잭팟 ㅋㅋㅋㅋㅋ
바깥에서 찍은 내가 탈 열차
1등석 침대칸이 왜 예약이 안되나 싶었는데
그냥 1등석 칸이 아예 없는거였다
뭐라고 써있는지 나도 몰라요 묻지 마세요
원래는 3층을 예약했었는데
3층은 높이가 이정도입니다
그리고 난간이 없는건지 있는데 내가 못 찾는건지
저기서 떨어지면 이빨 몇 개 깨지는 걸로 끝나지는 않을 거 같아서
1층에 침구 깔고 자기로 함
한참동안 혼자 어디서 잘까 고민했음
뭐 어때 이 방 나 혼자 쓰는건데 ㅋㅋㅋㅋㅋ 아이좋아라
혼자 사진찍고 양말은 벗어던지고
자리 정리해서 정성스럽게 침대처럼 만들어놓고
화장실 가서 세수랑 양치까지 하고 옴
6인실 침대 하나 가격으로 방 하나를 먹었습니다
이것은 마치 도미토리 예약했는데 손님이 나 하나밖에 없는 것 같은
근데 그 일이 프라하에서도 일어남
아침에 일어나니 기차는 이미 국경을 넘어 체코로 들어가고 있었다
물은 기차 차장 아저씨가 주신거고
가방을 뒤져서 나오는 에너지바와 견과류로 아침을 때웁니다
사실 동유럽 기차들 안좋은 얘기가 많아서 바짝 긴장했었는데
문 그냥 다 잠궈버리고 나 혼자 기분좋은 하룻밤을 보냄
그리고 도착한 프라하 중앙역
프라하가 정말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또 집시나 강력범죄가 서유럽보다 많다는 얘기 역시 들었으므로
바짝 긴장하고 숙소쪽으로 빠른 발걸음을 옮김
시작부터 피곤했다 물론 방 혼자 써서 편하게 오긴 했지만
기차의 진동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2등석 침대칸이
절대 편하게 잘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숙소는 위치가 좋았지만 친절하진 않았음
짐 내려놓고 시내로 그래도 다행히 시내 한가운데 있어서
여기도 스타벅스 있고 자라 있고 플라잉 타이거 있고
근데 또 크라코프와는 다른 묘한 동네 분위기
오오 여기가 바로 보헤미아 오오
중앙광장에서 만난 곰 오오
보헤미안 도시답게? 광장 여기저기에
거리의 악사 예술가 벼라별 버스커들이 다 모여서
이런 곰과 춤도 출 수 있다
시작부터 체코가 마음에 들었다
저기 보이는 것이 베드로 성당이었나
성당을 너무 많이 봐서 이젠 이름이 다 기억이 안 나요ㅠㅠ
여기를 지나서 카를교와 프라하 천문 시계를 보러
프라하는 골목골목이 정말 미로 수준이라
지도를 보면서도 같은 자리를 뱅뱅 돌았다
내 맘을 홀딱 빼버린 체코 인형들
마리오네트를 이용한 인형극은 체코가 발원지라
온갖 종류의 인형들이 다 걸려 있다
마지막날 질러 마지막날 제발
아 다 업어오고 싶었다 예쁜건 정말 너무 예뻐
그리고 도착한 프라하 천문 시계......읭?
.........공사중이다!!!!!!!!!!!!!
와 내가 이걸 왜 몰랐을까
아냐 나만 모른 것 같진 않다 이 사람들 표정이
일월해시 지날 때마다 닭이 울고 별자리가 바뀐다는
그 유명한 프라하 천문 시계가!!!!!!!ㅠㅠㅠㅠ
아 나 이거 보려고 지구 반바퀴 돌아왔는데!!!!!!!
공사장 천막에는 원래 시계의 사진만 덩그러니...
ㅠㅠㅠㅠㅠㅠㅠ 잘 알아보지 않고 온 내 탓이지ㅠㅠㅠㅠㅠ
올 10월까지 공사한답니다 여러분 잘 알아보고 가세요
이럴수가ㅠㅠㅠ 이거 진짜 보고싶었는데ㅠㅠ
이게 체코 시계공학의 정수라던데ㅠㅠㅠ
그리고 읭?
돌아다니다가 다시 만났다
헝가리에서 유학중인 중국인 유학생들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에서 같은 가이드 팀에 있었는데
즐겁게 인사하고 사진 한 장 찍고 헤어짐
마지막 목적지 카를교
제 여행 스타일이 빡세게 많이 보기보다는
현지인 하는 것처럼 즐기자는 스타일이어서요
근데 카를교가 우리식으로 치면 선유도다리 개념이라
오가면서 여기 하루에 대여섯번은 건너다녀야 한다
프라하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 카를교
카를교에는 좌우로 12개 씩 총 24개의 동상들이 있고
각각의 동상들에는 전부 모델과 사연이 있다
개 중 이렇게 맨질맨질한 것들은
만지면서 기도하면 소원을 이뤄준다고 해서
전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만지고 지나간 자리다
그렇다면 나도 만져보자
다리 위에서 건너편 탑을 배경으로 한 장 찰칵
남들이 왜 다들 프라하가 좋다고 하는지 알겠다
날씨도 서서히 풀려서 정말 좋아졌고
어딜 가나 북적거리지만 시끄럽지는 않은 사람들
도시 전체에 흐르는 음악과
동유럽 도시만이 가진 그 오묘한 분위기
난 첫날부터 체코에 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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