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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50일 여행

히론 첫날 - 히론 바닷가, 숙소, 까사

아바나에만 있기에 1주일은 좀 길고


원래 생각은 산업혁명 시기의 모습이 아직도 남아 있는 트리디나드나


세계에서 올 인클루시브 호텔이 가장 싸다는 바라데로로 가려고 했다.


수영이 너무 하고 싶어서 바라데로로 낙찰하고 같이 갈 사람 알아보는 와중에


쿠바에서 만난 한국인들이 바라데로보다는 바닷가 옆 작은 마을인


히론이 싸고 좋다고 해서 그리로 결정.


총 한국인 9명이 같이 움직이기로 함.



차에서 한장 단체사진.


승합차를 빌려서 한번에 15쿡?정도였나 내기로 하고


히론까지는 총 3시간이 걸린다.


세계지도는 물론 쿠바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정말 작은 시골 마을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이렇게 같이 움직이니 MT 기분도 나고


혼자 하는 여행이라 외로웠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든든해진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림.


화장실은 돈 내고 써야 함.


시설은 깨끗하지도 않고 아예 못 쓸 정도도 아니지만


아직까지 배급사회인 쿠바에서는 대부분의 공산품이 공급 미달이라


물건이 모자란 상점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이날 저녁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진다 ㄷㄷㄷㄷ



올드카 투어도 재밌었지만


그냥 웬만큼 타는 차가 다 올드카야 ㅋㅋㅋㅋ


그냥 택시도 뚜껑만 있다 뿐이지 올드카임 ㅋㅋㅋㅋ


정말 자동차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여기는 천국


보기엔 이래도 생각보다 실내가 넓음


얘도 아무리 봐도 나보다 나이가 많음


히론 도착.


날씨 엄청 좋음.


일단 다 같이 까사를 알아보러 감.


고층건물은 커녕 아직도 마차가 주 이동 수단이고


우체국도 하나, 상점도 몇개 안 되는


정말정말 작은 시골 마을이다.



이 마을의 핫 플레이스.


바 하나, 식당 하나, 상점 몇개밖에 없고


옆으로 직진하면 히론의 유일한 호텔이 나타난다.


물건을 사려면 무조건 이리로 와야 하는데


일찍 문을 닫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식재료가 부족할 때도 있고


유일한 갈 만한 레스토랑


원래는 여기서 밥을 먹기로 했는데


식재료가 없어서 장사를 안한단다.


으아 우리 점심도 굶고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돈이 있어도 물건을 살 수 없다는 상황이


어떤 건지 슬슬 감이 오기 시작한다.



일단 주린 배를 과자 나부랭이로 대충 때우고


바닷가로 놀러 감 오예


남미 와서 처음 제대로 수영하는 거


조금만 가도 물고기가 돌아다니고


진짜 사람 손 거의 안 탄 바닷가다


그래서 핀이나 물안경 빌려주는 곳도 거의 없는건 문제다


다들 지쳐 떨어질 때까지 혼자 열심히 놀았음


정말 수영하고 싶었어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저렇게 표시가 붙어있는 집들은 다 민박집인데


두집 건너 한집은 대부분 민박을 하는 듯


의외로 여기 숙소가 아바나 숙소보다 시설이 더 괜찮음


셋이 나란히 붙어 있는 민박집으로 가서


9명이 쪼개져서 방을 잡았다.



이정도면 거의 사해 급 아닌가


여기 물 짬 엄청 짬


누워있으면 둥둥 떠오른다


태우지 않기 위한 전신수영복 발악


히론에서는 대부분 바닷물을 정수한 물을 쓰는데


그 물조차도 짠맛이 남아있을 정도로 물이 짜다.



호스텔로 돌아옴


정원도 예쁘고 방도 깨끗했던 빈센타 호스텔


트립 어드바이저에 점수 잘 주고 나옴


누군가 히론 간다고 하면 여기 강추함



마을 입구의 쌍둥이 아기들


아 얘네 진짜 너무 귀여워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다들 사진 한번씩 찍고


낯을 가려서 쉽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사탕이라도 주고 싶은데 진짜 아무것도 없다




이 마을의 유일한 바로 저녁을 먹으러


문제는 여기 음식이 드럽게 맛이 없다는 것


하지만 식재료도 없고 은행도 문 닫았고 카드도 안 되고


가게도 별로 없고 레스토랑도 없는 이 상황에서


선택사항이 그냥 없다ㅠㅠ



나 체 게바라 좀 닮은거 같음??


맥주는 어떻게 사오고 모히또는 레몬에 럼 사고


민트는 까사 마당에 민트 기르길래 아저씨한테 돈 내고 그냥 뜯음


안주거리가 아무것도 없어서 길가다 보니


1 모네다 80원짜리 빵 파는 곳이 있어서 왕창 사오고


라면에다가 무슨 쿠바 국수 넣어서 양 불려서 삶고


정말 빈곤하지만 즐거운 술자리를 가졌음.


돈만 주면 뭐든 살 수 있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조건인데


이게 책에서만 배웠던 공산 사회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