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미 50일 여행

코파카바나 둘째날 - 태양의 섬, 티티카카 호수, 민물고기 뚜루차

코파카바나에 온 관광객들의 목표 역시 하나


꼭 바다에 솟아난 섬처럼 호수 한가운데 똑하니 서 있는


태양의 섬(요새는 그 옆에 있는 달의 섬도 포함) 에 가는 것


나도 일찌감치 섬으로 가려고 아침부터 준비를 해서 나옴.


부활절을 지내는 가족들


자동차에도 꽃 장식을 엄청 해놨다


남자들의 복장은 대부분 현대식이 되었지만


여자들은 아직도 폭 넓은 치마(엄청 뚱뚱해보임), 동그란 형태의 모자.


땋은 머리, 손으로 짠 숄을 걸치는 전통 의상이 자주 보인다.


코파카바나에서 배를 타려면 일단


이 화이트 로그 쪽으로 무조건 와야 함


장사꾼들, 투어사, 배표 파는 곳, 뱃사공들이 전부 여기 모여 있다.


일단 나도 배표를 삼


내 머릿속에 코파카바나 = 바가지 라는 공식이 박혀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표 살 때에도 왕복 50이랬다가 40이랬다가


내가 아까 40이라고 했다고 했더니 그럼 너한테만 40으로 준다고


그딴게 어딨어ㅠㅠ 결과는 40인걸로


1시 반에 떠나는 배를 타기로 하고


넘어가는 배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을 마주침


우아.


여러분 저것이 안데스 산맥입니다.


안에 들어가 있으니 자꾸 멀미가 나서 들락나락 거렸는데


네팔에서도 못 본 눈 덮인 설산을 여기서 보내.




난생 설산을 본 것이 처음이라


정신없이 구경함.


여기가 도고 3000미터 이상의 고산지역이라는 곳이 실감나는 순간.


저게 저래봬도 500km 이상 떨어져있는 곳임.


인디오들은 자주 봐서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다 난 신기한데.


태양의 섬 도착.


부활절 휴가+토요일+배가 가장 많을 시간.


그리고 난 또 한방 맞았지.


태양의 섬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배는 2시, 나오는 마지막 배는 4시에 있는데


코파카바나 시내에서 태양의 섬까지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즉, 1시 이후 배를 타고 간 사람은 정말로


섬 벽만 땅 치고 나와야 한다는 말.

안에는 과거 태양의 섬이 요충지였던 시절


호수 반대편을 바라보던 전망대나 망루가 남아있고


하루 잘 수 있는 민박집이랑 카페도 많다.


그리고 공중화장실은 딱 한군데ㅠㅠ


옆사람 볼일보는 소리 들을 거 감안하고 이 악물고 가야함.





대부분 오전 배를 타고 들어와서 여기서 하루 자고


다음날 오전 배를 타고 다시 코파카바나로 가는게 보통이라는데.


조사를 제대로 안 해 왔던 내 탓이오.


태양의 섬에서는 저쪽 산등성이를 따라 트래킹을 하는게 보통인데


트래킹 코스도 최소 왕복 4시간이 걸린다.


마주친 한국 아저씨가 절대로 한시간 안에는 불가능다하며 손사래를 친다.


태양의 섬 지도.


건너편 달의 섬으로 건너가도 구경할게 많고


성수기에는 여기에서 행글라이딩도 한다던데


난 그냥 선착장에서 한시간 때우다가 놀고 오기로.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코파카바나에 가시는 분들


태양의 섬은 무조건 1박 2일 하세요 무조건


한국인 관광객에게 선물받은 맥심커피 우와와아아앙


맥심 진짜 먹고싶었는데


역시나 여기는 고도 3000미터 이상의 고산지역이다.


커피믹스가 터질만큼 빵빵하게 부풀어올랐다.


튜브식으로 된 화장품도 뚜껑 열면 팍 터짐.




그리고 오늘 저녁은 대망의 뚜루챠.


티티카카 호수에서 잡히는 민물고기 송어 구이를 말한다.


조리법은 벽에 전부 써 있어서 그냥 보고 고르면 된다.


한동안 먹는게 조심스러워서 차마 도전도 못 하다가


그래도 이건 먹어봐야 할 것 같아서 무난하게 레몬소스로 도전.



소감은?


내가 왜 이걸 놔두고 맛대가리 없는 햄버거 핫케이크 따위를 먹었을까.


정말 맛있음. 고등어나 연어구이 맛임.


매운거 좋아하는 사람은 핫소스를 선택해도 되고


우와 나 내일도 이거 또 먹어야지.


어떤 블로그에서는 얘 이름이 '뚜루차'라 아니라 '뽀르빠보르' 라고 돼 있길래.


나중에 리찌한테 '뽀르빠보르'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영어로 please 라는 뜻이란다;;;;


이제는 위장도 많이 가라앉았고


내일 오후에는 드디어 라파즈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