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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살리기

네팔 활동가 비주류회담 by Smile Back Nepal

 페이스북으로 초대장이 왔다.

 

내가 거나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지금 회사도 다니고 있는데 갈까말까 고민하다

 

그래도 의견을 나누는 게 나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가기로 마음먹었다.

 

다른 활동가들도 너 가야하지 않냐고 등 떠민 것도 있고 ㅎㅎ

 

지진이 난지 벌써 4개월.

 

사람들은 네팔 지진을 잊어가고 있다

 

나 역시도 네팔에서 고생했던 기억이 너무 많아

 

당분간은 지진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도 누가 쾅쾅 걸어서 땅이 울리면 놀란다.

 

하지만 그 경험들이 다음에 또 지진이 발생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고 이렇게 발전하는 거겠지.

 

 

20명만 신청 받는다고 들었는데 사람이 꽤 왔다.

 

월드비전이나 굿네이버스같은 메이저급 NGO들은 찾기 힘들다.

 

다문화공동체 '품', 알 사람은 다 아는 '아름다운 가게',

 

이번에 협동 긴급구호로 유명했던 불교 NGO '디 프리머스',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최자이자 민욱언니와 활동가들이 만든 프로젝트성 그룹

 

'smile back Nepal'이 Case 가 되어 발표를 진행했다.

 

 

Case를 발표하고 이에 관련된 각자의 소감이나

 

충고, 불만, 의견을 이야기하는 간단한 토론회였다.

 

새롭게 배운 점이 있다면

 

네팔에서 내가 했던 고민을 다른 사람들도 다 했다는 것이다.

 

한국 NGO에 섣부르게 실망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현재 한국 NGO들의 성급한 행동에는 문제가 있지만

 

이를 수정하고 더더욱 발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기존 NGO 단체와 협력하거나, 현지 청년들의 자체적인 발전을 돕거나,

 

2차적 지원자로 간접적인 활동을 선택하거나,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연구하고자 노력하거나.

 

 

국제개발 NGO 뿐 아니라 사회적 기업이나

 

지역 복지관, 관련 학과 대학생, 나같은 저널리스트 등

 

이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떼어놓을 수 없는 예산 문제, 종교 문제도 분명 존재한다.

 

이 부분도 껄끄럽지만 분명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한다.

 

네팔에 다녀와서 현장 CD와 엽서를 만들어 팔고 있고

 

그 돈을 다시 네팔에 기부하고 싶다는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생은

 

분명 나에게는 쇼크였다.

 

2007년에 NGO 활동을 했으니 벌써 나도 10년이 다 되어 간다.

 

10년만에 한국 NGO와 국제개발은 이만큼 성장했다.

 

 

아씨 나 또 말 꼬였어ㅠㅠㅠ

 

실제 하고싶은 말은 네팔에서의 NGO는 실망을 했지만

 

이번 토론회에 와 보니 그 실망은 기우였고

 

 토론 자체가 발전하는 과정이니 그간 네팔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였는데ㅠㅠㅠㅠㅠㅠ

 

나 마이크만 쥐어주면 말 꼬이는 습관 있나보다.

 

10초만 제정신으로 말했고 점점 멘붕이 된다.

 

진짜 멘트 손바닥에 써놓고 말해야 하나

 

오늘도 자기전에 하이킥 열댓번 하겠다.

 

 

끝나고 획 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정리를 돕고 명함을 나누는 모습.

 

의외로 내 얼굴 아는 사람이 있어서 깜놀함.

 

1990년대 처음 국제개발학에 뛰어들어 우리나라 최초의 NGO를 만든 1세대.

 

국제개발이 보편화되는 장을 열었던 2000년대의 속칭 '한비야 키즈' 2세대.

 

그리고 지금 다방면으로, 지속 가능하고, 창의적이며, 문화적인 이해가 높은

 

새로운 국제개발 협력 방식을 토의하고 만들어가는 2010년 이후의 국제개발 3세대.

 

3세대에 거는 기대가 높다.

 

이러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젊은 층이 계속 유입된다면,

 

국내 NGO도 충분히 성장 가능하고 또 질적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지진이 발생한 지 4개월.

 

네팔에 들어간지 3개월, 네팔에서 들어온 지 2 개월.

 

지진 트라우마는 그래도 대충은 사라진 것 같고,

 

당분간은 못 가겠다던 네팔이 다시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