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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6주 여행

베를린 둘째날 - 체크포인트 찰리, 월 메모리얼 파크, 통일정

나 분명 베를린에 2박 3일 있기로 했는데


왜 오늘밖에 시간이 없는 거 같지


왜 하루밖에 안 있는 것 같은 기분이지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고 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먹는다


숙소에서 제공해주는 아침식사


쓰리 리틀 피그스 호스텔 베를린


여기 추천합니다 전 숙소 다 도미토리형이라


화장실도 깨끗하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1층 로비가 참 잘 돼 있어요


Three little pigs hostel Berlin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려주는데


처음엔 돈 생각해서 안 빌렸다가


나가보니 부슬비가 부슬부슬 오는데다


자전거 도로가 꽤 잘 돼 있는거다


나 계속 자전거가 타고 싶었기도 했고


그래서 그냥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돈 주고 빌림 24시간


첫번째 목적지는 체크포인트 찰리


동서독이 분단되었을 당시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간 검문 초소가 있던 곳


그리고 상상하다시피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난 독일의 문화나 맥주에는 관심이 없지만


독일의 분단과 근현대사는 매우 관심이 많다


그때당시 동독 군인들의 옷과 소품들


이런거 보이기 시작하면 보통 다 온 거든데


저 모자 사고싶지만 매우 사고싶지만


사실 동독 군인 복장 풀로 맞추고 싶지만


그래서 할로윈때 입고 싶지만


여기가 바로 체크포인트 찰리


내부에는 이 체크포인트를 통과하려다가


사살당한 여자분의 추모사진이 있다


일단 중요한 곳이니 한 장 박고


5유로 내고 여권 주면 이렇게


여권에 도장을 찍어줍니다


나 이거 하려고 숙소 가서 여권 도로 갖고 옴


어머 이런건 해야해


여권에 이런 기념도장 찍어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해요


웬만한 출입국 관리소에서는 다들 자기네 비자만 검사하지


다른 페이지는 열어보지도 않아요


자전거를 또 몰고몰고몰고


7키로미터 떨어진  월 메모리얼 파크 즉 베를린 장벽 공원으로


가는길에 본 정말 베를린같은 건물들


걸어서는 엄두도 못 냈겠지만 자전거가 있으니까


헝가리에서부터 정말 자전거 타고 싶었다요


베를린 장벽은 베를린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지만


가장 유명한 건 역시 무역센터 앞에 있는 것과 이 공원에 있는 것


너무 그냥 평범한 공원 같길래 난 맞게 찾아왔는지 한참 고민함


아침에 숙소 직원들에게 나 베를린 장벽 가고싶은데? 했더니


어느 베를린 장벽? 이라고 답이 돌아온 이유를 이제야 알겠음


지나가는 개에게는 인사를 해줍니다


내 뒤에 있는 게 바로 그 냉전의 상징 베를린 장벽


버려진듯 아닌듯


이 장벽 사이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독일놈들은 어떻게 해야


잊지 않을 수 있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독사진도 한 장 부탁해서 찍음


아주머니 근데 이 사진 찍는동안


아주머니네 개 풀 뜯어먹고 있는데요;;;


공원 바로 옆에는 이렇게


워터파크 같은 것도 있다


여름에 왔으면 재미있었을 텐데


근데 참 아이러니하다


50년 전에는 수많은 사람이 넘어보려고 시도했던 장벽인데


지금은 그 장벽을 옆에 끼고 술먹고 노는 워터파크라니


이번에 꽃청춘 예고편 보니까


꽃청춘 할아버지들도 여기 가셨던데


여기가 무역센터 앞에 있는 베를린 장벽


껌을 덕지덕지 붙여놓았다


사실 베를린 장벽은 베를린을 말 그대로 한가운데에서 찢은거라


서울로 치면 남산터널 통과해서 동작대교를 지나 도시를 가른거다


도시 한복판 여기저기에 그만큼 널려 있다


베를린 장벽 보러 왔다가 그건 봤으니


저녁은 좀 이르고 점심은 굶었고


커피에 베이글 하나 합시다


커피 가격 4-5유로


서울 물가 생각하면 싼 건 아니다


베이글 샌드위치에 참새 등장


저는 동물과 만나면 호구가 됩니다


이러고 앉아있는데 웬 노숙자가 내 재떨이에서


방금 내가 피웠던 담배꽁초를 꺼내감 헐


어쩐지 여기 사람들 담배를 꽁초 끝까지 피우더라니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려고 자전거 몰고 있는데


누가 봐도 한국 물건인 것이 보이는 거다


가까이 가 봄


아직도 분단국가인 한국이


독일 정부에게 제공하고 대신 저 옆의 베를린 장벽을 받아갔다


이 앞에서도 한 장


우리는 아직도 분단 상태인데


그리고 그 베를린 장벽 며칠전에 어떤 놈이 낙서했다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두둥


직원들이 이래서 어느 베를린 장벽? 이라고 물은 거였다


심지어는 우리 숙소 앞에도 베를린 장벽이 있다 ㅋㅋㅋㅋ


한 토막 남았지만 ㅋㅋㅋㅋ


일단 난 내가 보고싶은 건 다 봤으니까 만족함



독일인들 대단하긴 정말 대단해


이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절대 잊지 않는다


자신들의 잘못을 정정당당히 인정하고


그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