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럽 6주 여행

카를로비 바리 하루 - 카를로비바리 온천수, 중앙공원, 브리스톨 팔라스 호텔

프라하의 마지막 아침(인 줄 알았다)


온천마을인 카를로비 바리로 갔다가


바로 베를린으로 기차타고 빠질 생각이었다


무슨일이 벌어질지는 전혀 상상조차 못한 채


아침거리 안 사와서 부엌에서 휘적거리고 있는데


Free Food 선반에 빵이랑 쨈 있더라


상태 보니까 먹어도 되는거 같길래


감사 ㅋㅋㅋㅋㅋㅋ


아 나 진짜 어젯밤부터 왜 이렇게 빈곤해지냐 ㅋㅋㅋㅋㅋ


아 근데 먹어도 되는거잖아 다른사람이 두고 간건데 ㅋㅋㅋㅋㅋㅋ


이 숙소로 옮긴 이유 중 하나가


버스 터미널이 가까워서였는데


체코에서 카를로비 바리 역시 3시간 거리


하루안에 모든걸 다 끝내려면 일찍 일어나야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오늘도 역시 스튜던트 에이전시 노란 버스를 타고


안녕, 프라하


너 진짜 너무너무 좋았어


보고싶을 거야 안녕


또다시 이런 체코의 허허벌판 광야를 지나


카를로비 바리로 갑니다




체스키 크룸로프가 너무 좋아서 카를로비 바리도


기대가 정말 높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카를로비 바리보다는 체스키 크룸로프 추천


거기는 동화속에 나오는 마을 같다면


여기는 도시 전체가 영화 세트장 같다


물론 다 다르게 아름답긴 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좀 부족함



오늘 하루 내가 머무를  Pension Dvorak


낚였어 이름이 펜션이길래 시오포크나 체스키같은 펜션 기대했는데


비지니스 호텔이었음


심지어 카를로비 바리는 지금 비수기라


호텔 공사중이고 손님 나 하나임 ㅠㅠ


직원이 카드키 주면서 이거 내일 12시까지 쓸수 있어


방은 그냥 문닫고 나가면 돼 안녕~


그러고 가버림;;;;


 


뭐 어찌됐등 일단 짐을 풀고


오늘 밤 노숙해야 할 일은 없으니 관광을 나갑니다


숙소의 위치는 온천과 버스 정류장의 중간쯤 위치


온천쪽으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상점들이 바글바글



카를로비 바리의 자랑이자 특산품


주둥아리 달린 컵


나도 제일 작은걸로 하나 샀음


사기로 된 컵을 어떻게 한국까지 갖고올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들고 다니니까 나도 하나 들고 다녀야 할 듯


저기가 카를로비 바리 중앙공원입니다


날씨도 따뜻하고


사람들이 앉아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햇볕은 따뜻한데 바람은 쌀쌀하다


이것이 그 유명한 카를로비 바리의 온천수


이 땅 전체가 온천이 나는 관계로


여기는 체코 노인들이 휴양하거나 온천하러 많이 옴


온천수를 약으로 처방해주거나


온천과 묶음세트인 리조트도 많음


한국인 단체관광객도 많음


일단 왔으니 한 장 박고


누가 봐도 체스키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



이게 그 유명한 카를로비 바리의 간헐천


정말로 시간 되면 뜨거운 물이 2키로미터까지 치솟는다


영화처럼 사람이 빠지면 삶아져 죽는 그런 온도 아니구요


손 대 봤더니 그냥 목욕탕 따뜻한 물 정도?



유럽은 이렇게 동네 이름 박은 포토스팟이 많다


그렇다면 찍어줘야지


지나가던 중국인 커플에게 사진찍어드려요? 를 시전하고


찍어준 뒤 나도 찍어주세요를 제창했음



그리고 드디어 이 온천수 맛을 봅니다.


.........체코놈들 독한놈들.........


나보다 먼저 마신 백인 할머니랑 둘이 마주보고 빵터졌다


와 아무리 몸에 좋다고 이걸 처마시면서 산단 말이냐


완전 피맛임 철분 칼슘이 풍부하다더니


내 열심히 노력해 보았건만


도저히 두 모금을 못 넘기겠다


아 아메리카노가 필요하다


각각 온도가 다 다른 온천수가 이렇게 12개인가 있고


내가 3개까지는 도전해 보았으나


그맛이 그맛이여 똑같고 똑같이 맛없어


아 결국 포기


카를로비 바리는 그냥 컵 산 걸로 만족하자


내가 목이 말라 죽어도 이 물은 못 마시겠다



아우 유명한 체코 와플로 입을 헹굽니다


이거 한 100 크루나


주문하면 이 위에다 슈가파우더 뿌려줌


응 이건 먹을만 해 과자같아


온천을 구경했으니 산 위쪽으로 발을 옮깁니다


눈 앞에 나타난 정말 예쁜 유태교 성당


유태인이 아닌 사람은 아예 못 들어감


색감이 정말 예쁘다


아침에 와서 봤으면 사진이 잘 나왔을텐데



못 들어가는 대신 그 주변 외벽에


이렇게 내부 사진과 공사 과정을 사진으로 둘러놓았다


그리고 내 마지막 목적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모델이 된


Hotel Bristol Palace


카를로비 바리에는 Hotel Bristol과 Hotel Bristol Palace 두 군데가 있는데


영화에 나온 핑크색 호텔을 찾아가시려면 Hotel Bristol Place로 가셔야 합니다


저도 잘못 찍어서 한참 헤멨어요


실제 색감은 사진보다 눈으로 보는게 훨씬 예쁨


이 캐 시골에 정말 생뚱맞은 왁스뮤지엄.


그리고 내려오다가 뭐가 문제인지


또 기분이 욱해지고 갑자기 한없이 가라앉았다


떠나간 친구들의 얼굴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그냥 주저앉아 울고 싶은 그런 기분


산 속 벤치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한참을 앉아있다가


간신히 마음을 다스리고 저녁을 먹으러 간다


배고프면 더 힘들어 일단 뭐라도 먹어야 해


산속에서 혼자 앉아있다 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이미 8시가 넘었고 문 연 식당이 얼마 없었다


기분 우울한데 밥까지 어설프면 더 우울하지 싶어


그냥 카드 긁자라는 생각에 아무 호텔이나 들어가서 1층 식당으로


먹고싶은 거 다 시킴


이거 이름 까먹었다


달착지근한 소스에 담근 돼지고기 구운 거


맛있었다 의외로 돼지고기랑 생크림이랑 잘 어올리고


마지막에는 저 흰 빵으로 설겆이하고 나옴


맛있는 거 먹으니 조금 정신이 돌아오고 기분이 나아진다


혼자 숙소로 돌아오는 길


카를로비 바리의 밤거리


시간은 9시가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해가 안 진다


이 동네 도대체 얼마나 북극이랑 가까운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