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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생 시절

청화에서의 마지막 날, 석사졸업식 20130115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날이 왔다.

 

이 날 하루를 위해서 2년 반을 그렇게 달려왔다.

 

세계 최고의 수재들과 경쟁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결국은 내 이름을 박은 논문을 냈다.

 

나 진짜 졸업식장에서 울었음 ㅠㅠ

 

 

빨간건 박사요 파란건 석사니..

 

이날 졸업생은 총 400명.

 

아 진짜 니네도 다 나만큼 수고많았어.

 

이 날이 정말 올 줄은 몰랐다.

 

청화를 떠난다는 게 정말 실감이 안 났다.

 

 

 

저기 어디쯤에 나 있어요.

 

학생은 가운데 식장으로 학부모는 가장자리 관람석으로.

 

우린 교장 훈화말씀따윈 버리고 사진찍기 바빴음.

 

 

 

이르케요.

 

이탈리아에서 온 미쉘과 태국에서 온 난창이.

 

미쉘은 나랑 논문 최후 답변까지 같이 했다.

 

이 때는 웃고 있었지만 나 최종답변때 진짜 눈물콧물 다 쏟았음.

 

 

 

드디어 손에 넣은 석사학위 증명서.

 

이거 받겠다고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저 석사모 한번 쓰겠다고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었는지.

 

진짜 난 내가 제정신으로는 졸업 못할줄 알았다.

 

 

 

1911년에 지어진 청화대학교의 전신 청화학당 건물.

 

졸업한다고 상하이에서 온 동생과

 

그간 등록금 내느라 고생하신 울 어머니.

 

이 건물 근처에서 자전거 타는거 진짜 좋아했는데

 

그 시절들이 이렇게 지나갔다.

 

 

 

아제르바이잔 친구 새미.

 

같이 입학해서 같이 졸업하고 지금은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너 이색퀴 아침에 나한테 전화해서 대출해달라고 그러더닠ㅋㅋㅋㅋ

 

내 졸업도 미스테리지만 네 졸업도 미스테리였엌ㅋㅋㅋㅋ

 

 

 

스스로 강한 자는 침범당하지 않으며 덕이 높으면 재물은 따라온다.

 

청화대학교 정문 앞의 교훈.

 

돌아보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그리운 시간들, 장소들.

 

청화대학교에 입학한지 2년 반, 처음 중국에 발을 디딘지 8년만이다.

 

 

 

누군가 내 인생에서의 가장 힘들었던 때를 물어본다면,

 

난 주저 없이 중국 청화대 석사 시절이라고 대답한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수재들과 싸우면서 편견을 마주한다는 건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들이었고

 

하루도 빠짐없이, 졸업하는 순간까지도 여기서 포기할까 생각했었다.

 

이날 나는 노력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은 그 시절이 쫌 그립기도 하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