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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살리기

네팔 살리기 1- 국내에서 준비하기.

자연재해가 일어난 경우의 자원봉사라고 생각하면

 

대부분 가서 맨땅에 헤딩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물론 서해안 기름유출 같은 국내 사건사고 때는 이 방법이 먹혔다.

 

하지만 네팔은 말도 안 통하고 기후도 다른 해외이고,

 

이번 지진으로 GDP의 20% 가까이를 잃어버렸다.

 

맨땅에 헤딩 작전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나와 인철오빠도 이 문제로 고민을 많이 했다.

 

 

 

우쒸 방금 찍었는데 흔들림. 내 방에 쌓여 있는 네팔에 가져갈 짐들.

 

 

1. 일단은 기다린다.

 

대규모 자연재해가 난 경우 처음부터 2주 간은 '복구'시즌이 아니라 '긴급구호'시즌이다.

 

산속에 묻힌 사람들을 꺼내고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가스, 전기, 통신 등을 복구하는.

 

이 때는 의사, 기술자, 긴급구호 전담반이 필요하지 일반 자원봉사자가 필요한게 아니다.

 

불 나면 일단 그 불 꺼질 때 까지는 소방관이 필요한 것처럼.

 

2-3주 정도 긴급 구호가 끝날때 까지는 일단 기다리는 것이 좋다. 가봐야 짐만 된다.

 

 

2. 국내 파견 NGO를 알아봐라.

 

영어를 웬만큼 하지 않는 이상 현지 NGO에는 합류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파견해주는 NGO에 조인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지구촌 사랑나눔, 따뜻한 하루, 월드쉐어 등에서 파견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비행기표+비자+숙식+보험 다 합해서 일괄적으로 150. 이거 연합한듯.)

 

원래는 나도 월드쉐어를 통해서 갔다가 현지에 남을 계획이었지만,

 

지난주 지진이 다시 나면서 일반 자원봉사가 취소되면서 혼자 가게 됨.

 

심지어 이미 가 있던 인철오빠와도 시간이 안 맞아버림.

 

 

3. 예방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

 

가서 아프면 아픈 나와 날 돌봐줄 사람까지 2명 이상이 놀게 된다.

 

현지에서 내가 아프면 나도 서럽지만 그만큼 민폐도 없다.

 

황열병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돌고 있는 것이라 크게 문제가 없다.(약도 비싸)

 

일단 무조건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A형 간염, 파상풍, 장티푸스.

 

장티푸스는 보건소 갔더니 거주 주민은 무료, A형은 혈청 검사부터 해야 한대서 시간이 부족하고

 

파상풍은 지정 병원 가서 맞았음 30,000원.

 

그리고 모든 백팩커와 NGO 들에게는 공포의 대상 말라리아.

 

 

이게 그 악명 높은 말라리아 예방약 "라리암"이다.

 

출발하기 1주일 전부터 1주일에 한번, 그리고 귀국해서도 한달 간 먹어야 한다.

 

하지만 약이 독해서 간이 상하는 경우가 있고

 

멀미하는 듯한 어지러움과 이명감이 동양인은 거의 50% 비율로 발생한단다.

 

사람들 후기 써놓은거 보니 나도 무서워서 먹을 엄두가 안 나ㅠㅠ

 

가서 말라리아가 돈다는 얘기가 나오면 그때부터 먹을 생각임.

 

보건소 가서 어디 간다고 얘기하면 처방전 써서 준다. 한알에 2800원, 10알 사서 28000원 나왔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콜레라. 이건 예방약이 없다.

 

걸리면 한국 와서 바로 격리실이다. 얄짤없다.

 

나도 콜레라만큼은 그냥 하느님한테 빌고 있음. 이건 방법이 없음.

 

 

4. 물품은 가능한 현금으로

 

긴급 구호 시즌에는 당장 필요한 약이나 물건들이 없어 긴급구호 단체들이 배분을 하지만,

 

자원봉사 시즌부터는 생활용품이나 옷, 담요 정도는 현지에서도 구할 수 있다.

 

이걸 "나눠주겠다"라는 생각으로 물건으로 가져가 버리면

 

정작 현지의 물류 순환을 끊어놓아, 장기적으로는 현지 사람들의 생활에 방해가 된다.

 

 

5. 현지 정보는 최대한 많이.

 

지금 내가 컨택하고 있는 로컬 NGO가 5군데가 넘는다.

 

가면 놀것 같지는 않지만, 현지에 가면 상황이 달라져서

 

인터네셔널 백수가 되어버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어디가 위급한지, 공동으로 연락이 되는 페북이나 정보 소스가 있는지,

 

현지 단체들의 성향은 어떠한지, 구할 수 있는 물품은 무엇이 있는지

 

준비는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하다.

 

특히 지금은 네팔 정부 차원에서 NGO에 대한 간섭이 시작되고 있어서,

 

(국내 모 단체의 선교활동이 문제가 되었다는 얘기가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아무 정보도 없이 물건만 잔뜩 들어갔다간 관세 폭탄맞고 공항에 발 묶이는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5월 22일, 네팔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