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살다 내가 남미에 다시 갈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어쩌다보니 회사 일도 남미를 그것도 생전 듣도보도 못한 파라과이를
출장으로 가게 되었다
비행기 애틀란타에서 한 번 상파울로에서 두 번 갈아타고
40시간 넘게 초주검이 되어서 아순시온에 도착한 후
업무 오지게 바빴는데 아주 가끔 짬을 내어 아순시온 관광을 함
혹시라도 아순시온에 갈 일이 생긴다면 이 기록이 도움이 되시기를
개발도상국인 파라과이는 외국인이 묵을만 한 호텔이 많지 않고
묵을만한 지역은 더더욱 많지 않다
그래서 업무상업구역에 위치한 Dazzler 호텔을 예약했더니
바로 앞이 이 동네에서 젤 큰 쇼핑몰 줄 하나인
Del Sol 쇼핑몰이었다
환전부터 물까지 모두 이 안에서 해결 가능함
파라과이에서 여기 올 정도면 꽤나 부유층인 거임
사실 여기 말고 다른데는 일 바빠서 가보지도 못함
한국과 정확히 12시간 시차에 계절도 반대인
이 나라에서도 지지않는 BTS
지나가던 애들이 한국인? 안녕하세요!! 라고
한국말로 말걸어서 매우 깜짝놀람
남미까지 왔으면 고기 먹어야지요
파라과이 전통요리인 화덕에 구운 소고기 요리
'아사도'를 파는 맛집 라 까브레라
파라과이 있는동안 소고기는 정말 원 없이 먹음
화폐가치가 커서 꽤 금액이 커 보이지만
1천원이 5700 과라니, 6000원 잡고 계산하면 편합니다
그냥 가격표에서 /6000하면 대충 한국 가격 나옴
즉 와인 한 병이 2만원 스테이크 한 접시가 1만 5천원 정도인 동네
남미에서 업무는 고생했지만
먹는걸로는 별로 고생 안했어요
이 영롱한 소고기의 자태를 보십시오
그리고 이게 1인분입니다
파라과이 사람들 밥 많이 먹는지 음식 시킬때마다
너무 많이 나와서 반 넘게 남길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남긴 고기들 너무너무 아까워
두명이서 하나 시키면 딱 맞습니다
파라과이는 은이 많이 나는 곳이고
은을 실처럼 뽑아 그물처럼 짜는
전통 은세공이 매우 유명함
나 저 머리핀 갖고싶은디
한국에서 쓸 일이 없겠지
이것저것 짜잘하게 사느니 저 부채나 목걸이를 지를까 하다가
저거 나중에 까맣게 변하면 닦기 힘들다고
지름신을 간신히 쫓아냄
하지만 다시 가면 그때는 사 올수도
은세공품 너무 예뻐
관광할 시간이 오늘밖에 없으니 열심히 달려야 한다
이제 시내로 발길을 옮겨서
파라과이 구국 영웅들의 무덤
국립 판테온으로 갑니다
판테온 안에서도 한 장
스페인 문화의 영향을 받아 대부분 카톨릭 성당 양식
저 모자는 햇볕 강하대서 산 거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에서는 11월에도 반팔
이것이 구국 영웅들의 관입니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정말 영어가 단 한 마디도 없다
숫자까지 싸그리 다 스페인어
내가 스페인어를 언젠간 배우고 말리라
그리고 저 의자에 앉았다가 관리인 아조씨한테 혼났어요 ㅎㅎ
저 의자 200년 된 문화재래요 ㅎㅎㅎ
아 그러면 줄을 좀 쳐놓던지 뭐라도 붙여놓던지
스테인드 글라스 앞에 저러고 있으니까
누구라도 앉아서 사진찍으라는 의자같잖아
제가 잘못본건가요 저만 진상인가요
사실 파라과이 시내에서는 국립 판테온이랑 중앙성당 보면 다 본 건데
그래도 사진찍을만한 곳을 더 찾다가
1905년에 설립되었다는 아순시온 중앙약국으로 갑니다
판테온에서 한블록 거리 걸어갈 수 있어요
단 가는 길이 내내 공사중
이 건물입니다
파라과이 구시가지 쪽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이렇게 백년 이상 된 건물이 엄청 많습니다
난 이런거 좋아하는데
그리고 안에 들어가보면 읭
아직까지 약국(을 빙자한 올리브영) 으로 사용하고 있음
이 건물에서 아직도 장사를 하신다고라 헐
나름 그래도 생리대에 보습제에 있을건 다 있어요
저 나무로 된 장들도 다 100년된 것들
한쪽 구석으로 가면 이렇게
그때 약국의 광경을 보존해놓고 있다
사실 나 이거 보려고 간 거임요
요기 빼고 건물 내 나머지 공간들은
여전히 약 팔고 계시는중
어 나 저거 예전에 본 적 있는거 같은데
일본이었나 헝가리였나
100년전에 쓰던 그 계산기
뒤에 있는 소화기랑은 완전 언밸런스
문 앞에 붙어있는 100년 전의 모습
지금이랑 완전 똑같습니다
이 사진조차 2005년 약 20년전에 찍은 거니
정확히는 118년 된 약국입니다
118년째 약국으로 영업중인거네???
그리고 찾을 수 있는 100년 전의 흔적 하나 더
바닥에 아로새겨놓은 대리석 간판
겉에 다는 큰 간판이 없던 시절의 흔적
지금은 대리석에 이런거 새기려면 비싸서 못함
마지막으로 보고싶었던 것이 그래도
남미 국가라면 수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중앙 성당이었는데
문이 잠겨있는거다
보통 성당은 문을 안 잠그는데
옆문이 있나 돌아갔더니 직원이 오늘 행사 있어서 잠근 거라고
6시 넘어서 오라는거다
그래서 6시 넘어서 다시 갔더니 저녁타임에 이미 교대한 직원이
그 친구가 귀찮아서 니네 낚은거고 월요일은 성당이 쉰다는거다
......아놔 이 캣새키가????
성당 정문에 있는 스페인 군대와 과라니 인디오의 화해 장면
하지만 이 석화는 개뻥이구요
아직까지 과라니 인디언들은 수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지방 낙후된 지역에서 제대로 된 복지를 받지 못하고 살아간다
아순시온은 식당에서 접시 서빙하는 사람까지
모조리 백인이고 출장 기간 내내
제대로 대접받는 인디오는 몇명 보지 못했다
아니 사실 수도에서는 인디오 몇 명 못 봤다
에콰도르나 페루랑은 아예 레벨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진짜 갖고 싶었으나
차마 지르지 못한 은으로 된 묵주
엄마 사다 주고 싶었는데 역시나 색이 변하면 어찌될지 몰라서
가격이 아마 10만원 정도였던 거 같았습니다
파라과이는 지금 기억하면 몸은 힘들었지만
모두가 친절하고 업무적으로 손발이 잘 맞아서
정말 정이 가는 국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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