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나와서 4시 30분 인천공항 가는 첫 차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8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간신히 도착한 카트만두.
내가 다시는 이른 아침 비행기를 타나봐라.
공항에 사람은 완전 많고 카트만두 공항도 포화상태고
가족들 줄 선물 찾고 빈 속에 햄버거도 좀 우겨넣고
전쟁같은 아침이었다.
네팔 가는 비행기는 자리가 많이 비어 있다.
덕분에 손잡이 올리고 다리 쭉 뻗고 왔음.
이번 비행기에서도 NGO나 의사 단체가 여럿 보인다.
6시간 30분만에 보이는 카트만두.
고공에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보이지 않았으나
지면이 가까워질수록 예전과는 같지 않다는 느낌이 밀려든다.
빈 공터마다 텐트가 보이고 군데군데 이가 빠진 것 처럼
낡은 건물은 주저앉아 있다.
카트만두 시내가 이럴 정도면 외부는 당연히 더 심할거다.
오늘 들은 얘기로는 남부에서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흘러나왔단다.
지형 자체가 통으로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
오늘도 총 5회(현재까지)의 여진이 왔다.
오자마자부터 물건 전달하러
숙소에도 못 들리고 약 들쳐메고 달려나감.
상점이 절반 이상 문을 닫은 카트만두 최대의 번화가 터멜 거리.
사람이 없다. 외국인은 아예 씨가 말랐다.
복구 작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이 있으려면 장사가 되어야 하는데
이 순환 고리가 끊겨 있으니 이걸 어디서 어떻게 잡아야 할까.
건물 옆에 건물을 붙여 짓는 카트만두 주택 지역의 특성상
개 중 약하고 작은 건물은 통으로 이렇게 부서저나갔다.
기울어져서 나무를 받쳐 놓은 건물도 많고
일부만 날아간 건물도 있는데 결국은 다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한다.
그 시멘트와 철근은 또 어디서 다 구해온다는 말인가.
해가 지고 있는데 터멜 거리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한국인 선생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모자를 빼놓고 와서 사려고 둘러보는데 가게가 없어서 살 수가 없다.
물건은 없고, 가게는 문을 닫았고, 돈은 순환이 되질 않는다.
현저히 작아진 여진은 그렇게까지 심각하지는 않지만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에게 어둠은 치명적이다.
그렇게 돌아오고 싶던 네팔이었는데
내가 알고 있던 네팔의 그 느낌이 아니다.
활기차던 카트만두가 고요해졌다.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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