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 한달 & 하루 - 현지 업무 진행, 가로등 없는 진흙탕길
네팔 사람들 습관이 저녁을 8시쯤 늦게 먹고
10시에 잔다. 배 꺼지기 전에 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을 또 아침 10시경에 먹는다.
학교가 보통 아침 6시부터 10시까지이니 수업 끝나고 집에 와서 먹는거다.
왜 늦게 먹냐고 물어봤더니 다음날 아침 먹기 전까지 배 고프지 않기 위해서란다.
나한텐 네팔 음식보다 이게 진짜 더 고역이다.
어제 일하느라고 점심을 4시 경에나 간신히 먹고
대사관에서 밥 사준다 해서 8시 넘어 저녁을 또 꾸역꾸역 먹고
집에 오니 전기 나갔고 밖에는 비 오고 억지로 잠 들었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위에 남은 걸 다 토했다.
배가 터질때까지 먹고 바로 자니 그게 소화가 될 리가 있나.
자기 전에 토할까 생각도 했지만 비싼 음식이 아까워서 버텼더니...
토하고 잠 다 깨서 뒤척이다 보니 해가 뜬다 젠장.
인처리는 나 버리고 오늘 다딩으로 도망갔다 에이쒸.
어제 진행했던 예선전 마무리도 해야 하고
애들한테 연락 돌리는 것도 영어가 가능한 내 업무이다.
난 한국으로 보낼 기사도 써야 하고
무대 설비도 확인해야 하고 하루가 훅 지나갔다.
일하던 도중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에 왔지만
뭘 사야 할지 알 수가 없구나 아하하하
참치로 의심되는 것과 베이컨이라고 써 있는 것을 일단 사옴.
카레맛 참치 이런건 도저히 도전할 용기가 안 난다.
일 끝나고 집에 오는 길 플래쉬 끈거.
플래쉬 킨거.
ㅇㅇ 가로등 없음.
열심히 먹이를 뿌린 개들이 도와주지 않을까 소설을 써봤지만
이새들 과자만 받아먹고 죄다 자고있다.
....집에 어떻게 가지....
일단 가로등이 있는 큰 길로 나와서 택시를 탐.
집앞 골목이 좀 복잡해서 일단 큰 병원 앞에서 내려서 걷는데
첨벙.
아 맞다.
어젯밤에 비 와서 우리집 앞 진흙길 잠겼지 ㅠㅡㅠ
가로등 없는 길에 후레쉬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은 더더욱 없고
난 나름 큰길가에서 커피도 한잔 샀고
심지어 오늘 옷은 내가 아끼는 꾸루따인데..ㅠㅠ
새됐다ㅠㅠㅠㅠ
결국 집에 오는 길 내내 길바닥 사진 찍으면서 옴.
플래쉬로 3발짝 앞까지만 보고 감.
이렇게.
아놔-_-
내가 혼자 있는데 늦게 들어오니까
아줌마가 걱정해서 어디냐고 문자를 보냈으나
전화도 답문도 할수가 없다아아아아
한눈팔면 그대로 진흙탕에 빠지는거다아아아
인철오빠는 해진 다음 개들 조심하라고 했으나
난 개들한테 잘 해주었으므로 별 걱정은 없다.
(과자를 수시로 뿌렸다)
하지만 밤에 가로등이 없는 길에서는
별이 정말 많이 보인다는 걸 알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