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놀기

비오는 날,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답사기 _ 20240706

유리지아 2024. 7. 12. 15:09

요 며칠새 날은 덥고 비는 계속 오고 끈끈하고 습하고

 

불쾌지수 쩔고 밖으로 나가기도 싫고

 

근데 몇주째 주말에 제대로 놀지를 못하니 너무 답답해서

 

시원하고 많이 안 움직이고 적당히 놀 곳을 찾다가

 

머리에 번뜩 떠오른 곳이 있었다

 

 

이촌역에서 내리면 지하철 연결 통로로 이어져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갑니다

 

지하철역까지는 습해서 바닥에 물 흐르는데

 

박물관까지만 가면 시원해져요

 

지하철역에서부터 광고로 도배해놓은

 

우리나라 최고의 큐레이터들이 혼신을 다해 만들었다는

 

여태 별렀지만 한번도 못 간

 

사유의 방

 

곧 칠기 전시가 시작된다고 광고하고 있음

 

이것도 가 볼 예정임 저 칠기 좋아해요

 

몇 천 년을 내려온 기술에는 모두 이유가 있는 법

 

아쉽게도 내가 간 날은 아직 전시가 시작되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은 무료이지만

 

특별전시관은 5000-10000원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나를 맞아주는

 

광개토대왕비 시뮬레이션

 

생각해보니 대학생때 무슨 교육 받는다고 온 이후

 

거의 20년만의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이다

 

서울 한복판에 있고 교통도 편한데 왜 여태 못 왔지

 

그 사이에 신기한 게 많이 생겼습니다

 

안내로봇도 돌아다니면서 아이들한테 괴롭힘받고 있어요

 

제가 작년에 한능검 1급을 땄습니다

 

다행히 그 때 머리에 밀어넣은게 아직 도망은 안 갔네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국사책에서 한번은 봤을법 한

 

바로 그 신라 금관과 혁대입니다

 

생각해보니 얘 실물도 저 처음 보는것 같습니다

 

역시 다들 역사책에서 한번은 보았을

 

국보 193호 경주 남분 유리병과 잔

 

서역과의 무역이 있었다는 증거임과 동시에

 

당시 금보다 유리가 더 귀했다는 증거이며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예뻐서죠 ㅇㅇ

 

역사적 의미고 뭐고 예쁘면 최고임

 

그리고 드디어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유의 방으로 입장합니다

 

사유의 방은 국립중앙박물관 2층에 있고

 

입장하는 길목에는 이렇게 

 

'시공을 초월하며'라는 이름의 미디어아트가 끊이지 않고 상영됩니다

 

국보 제 78호, 83호 두 반가사유상(님)

 

한바퀴 돌면서 반가사유상 앞면부터 뒷면까지 전체를 다 볼 수 있고

 

바닥이 살짝 경사져 있어 관객이 반가사유상을 올려다보도록 설계되었으나

 

예민하신 분은 멀미를 할 수도 있습니다(저요)

 

사유의 방은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고요하고 조용한 분위기로 조성되었으나

 

주말에 초등학생 방학이 겹쳐 조용한 관람은 저멀리 물건너로

 

그리고 1층에서는 과거 선조들의 생활을 그래픽으로 꾸미고

 

3면으로 상영하는 전시상영관이 있다

 

개인적으로 사유의 방보다 이 상영관이 너무 마음에 들었음

 

예전엔 분명 이것도 없었던 것 같은데

 

색감이라던지 서체가 너무 우리나라 문화 그대로라서

 

왜 이런 걸 무료로 하냐

 

사람들이 국립중앙박물관 무료 정책을 반대하는 이유도 알겠음

 

개인적으로 이정도 퀄리티라면 만원까지는 낼 생각 있음

 

 

관람 다 했으니 그 유명한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샵으로 갑니다

 

나오는 상품마다 온라인을 들썩거리게 하는

 

전제품 메이드인 코리아에 고퀄 가성비 상품이 그렇게 많다는

 

들어가자마자 와 예쁘다라고 소리를 지름

 

저런 주기세트에 술 마시면 술술 들어갈텐데

 

벅차오르는 마음으로 카드를 꺼냈다가

 

정신차리고 다시 집어넣습니다

 

내 영혼을 쏙 빼간 청자 텀블러

 

이 안에 5분만 더 있었어도 이건 질렀다

 

가격도 저정도면 수긍할 만 하고 스벅 텀블러도 저 가격인데

 

지금도 그냥 온라인으로 주문할까 고민중

 

그리고 역시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자개 텀블러

 

이거 보고 영혼 털려서 다음번에 저 칠보 전시회 보러 다시 올거임

 

뮤지엄샵에 전시된 모든 상품들은

 

https://www.museumshop.or.kr/kor/main.do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뮷즈는 국립박물관 문화재를 누구나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www.museumshop.or.kr

 

문화상품점에서도 온라인으로 구매하실 수 있어요

 

외국인 친구들 이런거 선물해주면 좋아할듯

 

아 근데 선물 모르겠고 일단 제가 갖고싶은데요

 

집에 차구가 두 세트나 있지만

 

그래놓고도 차는 티백으로 마시지만

 

이래서 임진왜란때 도공들을 그렇게 잡아갔구나

 

고려청자는 진짜 그 느낌이 다름

 

 

마지막으로 서진이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그리고 그 옆에 금동대향로 미니어처 있어요

 

제가 관람을 온 건지 쇼핑을 온 건지 잘 모르겠지만

 

결국은 여기서 또 지르고 맙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수요일과 토요일은 저녁 9시까지,

 

그 외 다른 날에는 저녁 6시까지 운영하고

 

바로 앞에 용산가족공원이 있어서 산책하기도 좋아요

 

요새처럼 날씨가 극악일 때에는 매우 추천하는 나들이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