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여행들

남미 출장 중 타크나 방문기 _ 성당, 호텔, 맛집, 음식

유리지아 2023. 12. 7. 16:56

이번 출장 여행 중 가장 외졌던 곳은

 

살다살다 이런데를 가볼줄도 몰랐는데

 

페루의 남쪽 끝이자 페루와 칠레의 국경 접경 구역인 타크나(Tacna)였다

 

나도 꽤 돌아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이 인구 40만의 도시는 듣도보도 못해보았습니다

 

공항이 얼마나 작은지 비행기에서 내려서

 

건물 안으로 걸어들어감

 

근데 이 도시는 아직 특별여행경보가 해제되지 않았을 정도로 위험한 곳이라

 

아무도 공항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음

 

위험하다는 말은 내처 들었고 페루 친구에게 8시 이후 나가지 말란 말도 들었는데

 

현지인들도 건물 밖으로 못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자

 

뭔가 정신이 바짝 들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찍은 호텔 밖 풍경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아타카마 사막의 시작이고

 

내가 묵은 호텔은 타크나 중심가에 있는

 

Dorado Hotel Boutique Tacna 였습니다

 

사실 이 동네에 외국인이 묵을만한 호텔 몇 개 되지 않음

 

국경 보러 간 거니 페루 쪽 국경에서 사진 한 장

 

저 뒤로 보이는 건물이 출입국관리 사무소이고

 

육로국경이 없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지만

 

육로가 흔한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차나 도보로

 

국경을 통과하는 경우가 매우 보편적이다

 

그리고 반대로 돌아서서 칠레 국경에서도 한 장

 

저 뒤로 보이는 게 칠레 국경이고

 

뒤에 있는 차들은 칠레에서 와서 넘어가려고 기다리는 차들

 

면세 혜택 받고 쇼핑하거나 각자 자기 나라에선 비싼거 사러 오거나

 

아침에 넘어와서 저녁에 돌아가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일정이 끝나고 늦은 식사를 하기 위해

 

현지 직원들이 알아봐놓은 타크나 맛집으로 감

 

사막과 바다 모두를 맞대고 있는 타크나는 음식값이 크게 부담되지 않음

 

10명 가까이서 먹었는데 한화로 30만원 정도 나옴

 

타크나에선 매우 유명한 식당인 Restaurant Muelle Sur 카드결제 가능

가장 괜찮았던 선택 문어+옥수수+감자구이

 

남미 음식 생각보다 엄청 짠데

 

얘는 짜지 않고 굽기만 한 거라

 

그리고 저 옥수수는 한국의 그 찰옥수수가 아닙니다

 

남미 옥수수는 한국과 아예 품종이 달라요

 

좀 덜 달고 뭔가 딱딱한 맛입니다

 

그리고 페루의 대표 음식 세비체

 

이게 양이 이래보여도 먹다보면 꽤 많은데

 

페루 사람들 위가 큰지 두 접시씩 시켜서 먹습니다

 

세비체는 잘만 고르면 괜찮은 맛 무난함 한국인 입맛에도 맞음

 

생선과 저 고구마 or 감자를 같이 먹으면 됨

 

페루 사람들은 저 식초 국물까지 마시던데

 

전 그거는 못하겠더라요

 

그리고 내가 선택한 음식 사실 그냥 찍기로 고름

 

내가 사진도 없는 스페인어 메뉴판을 읽을 수 있을리가

 

삶은 감자를 으깨서 모양을 잡고 안에 아보카도랑

 

크림치즈, 계란을 얹고

 

각각 문어, 새우, 참치 같은 걸 올린 요리인데

 

짜....ㅠㅠㅠㅠㅠ 맛은 있는데 너무 짜

 

전 한국인치고도 짠 음식 잘 먹는 편인데

 

너무 짜서 결국 남겼어요ㅠㅠㅠㅠ

 

저녁식사 후 발길을 옮긴 타크나의 유일한 관광지

 

타크나 중앙성당

 

이 날이 무슨 날이었는지 사진찍는 사람들로 한가득

 

호텔에서 고작 두 블록 거리인데

 

블록마다 경찰이 배치되어 있고 부랑자가 많아

 

또다시 날 바싹 긴장하게 함

 

 

베네수엘라 경제 폭망 이후 주변국으로 유출된 150만 베네수엘라 밀입국자들은

 

치안, 경제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이젠 인종차별로까지 번지고 있다

 

올해 4월 칠레가 불법체류자 관리법안을 빡세게 조정한 후

 

칠레에 있던 불법체류자들이 대거 페루로 입국했고

 

칠레-페루 접경인 타크나는 그 영향을 온몸으로 받았다

 

성당 내부

 

저는 1년에 성당 3번 가는 가짜 천주교인이지만

 

출장단에 같이 가신 분 중 독실한 교인이 계셔서

 

아침 7시에 미사보고 아주 좋아하심

 

털어도 나올 것 없는 이 작은 마을 성당에 무려 50솔을 헌금함에 넣는 쾌거를 보이심

 

얼마나 위험한 동네인고 하니

 

9시만 되면 호텔 정문이 이렇게 셔터로 막히고

 

모든 사람은 저 작은 쪽문으로만 출입해야 합니다

 

타크나는 2023년 4월에 불법체류자 외국인들이 소요사태를 일으켜서

 

비상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위험한 지역인데

 

난 어쩌다 여기 왔지

 

혼자였으면 몰라도 같이 온 일행들이 있는 이상

 

팀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는 긴장감이 계속 듬

 

호텔 옥상 수영장에서 한 컷

 

출장왔으니 수영복은 언감생심이고

 

나가도 갈데도 없고 나갈 수도 없고

 

이렇게라도 재밌어보이는 사진이나 남겨야지

 

저 뒤에 사막을 넘어 보이는 가느다란 검은 선이

 

안데스 산맥이다

 

몇년 전에 내가 저걸 육로로 넘었었다

 

와 30대 초반의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볼일을 다 보고 리마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탑니다

 

한국 인천공항 생각하고 2시간 전에 공항 도착했는데

 

이 쥐뿔만한 공항 아무것도 없고 물도 못 가지고 들어가고

 

수속은 30분도 채 안 걸리고 공항에서 그냥 멍때림

 

다행히 좀 느려도 와이파이는 터짐

 

 

단층 타크나 공항을 뒤에 두고 한 컷

 

살다살다 이런 곳도 와봅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