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여행들

혼자서 또다시 홍콩 둘쨋날 _ 섹오비치, 스탠리마켓

유리지아 2023. 7. 18. 11:15

홍콩행 항공기를 예약했을 때부터 연락한 친구가 있었다

 

2006년 청화대학교 어학연수 당시 우리 반이었던

 

이제는 아저씨가 된 홍콩 친구 스티브

 

영국령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의 중국 귀환을 자기 눈으로 보고

 

미국 영국 중국 홍콩을 모두 거쳐간 

 

말이 친구지 나랑 띠동갑 아저씨

 

어학연수가 끝난 후 2010년 베이징에서, 2015년 서울에서,

 

그리고 올해 이렇게 다시 홍콩에서 널 만난다

 

얼굴 보자마자 바로 나오는 반응

 

What a young Little Girl

 

어학연수할 때 내가 반에서 제일 어리고 지금보다 더 말랐어서

 

별명이 Young Little Girl이었는데

 

이 별명을 17년만에 홍콩에서 다시 들을 줄이야 ㅎㅎㅎ

 

근데 나 이제 Young 도 아니고 Little도 아닌데

 

나 내후년에 마흔이야 ㅎㅎㅎㅎ

 

 

일찍 나오라고 닦달한 이유가 이거였는데

 

홍콩 사람들이 주말에 서핑하러 가는

 

Shek O Beach에 가자는 거였다

 

근데 여기는 드라이빙 코스라서 이런 스포츠카도 많이 오고

 

주차장에 자리 없다고 아주 나를 들들 볶았는데

 

참고로 이 날 홍콩 온도 38도에 아주 그냥 구름 한 점 없는 날씨

 

 

수영을 하기 전에 배를 채워야 하니

 

그냥 이런 동네 점빵에서 아침을 먹기로 합니다

 

사장 아주머니는 영어는 커녕 만다린도 못하고

 

와 나 스티브가 광동어 하는 거 처음 봐

 

사실 보통어와 광동어는 아예 통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언어고

 

또 홍콩은 간체가 아닌 번체를 써서 나는 거의 여기서는

 

별반 도움이 안되는 까막눈 비슷한 수준

 

이게 레알 홍콩 사람들이 먹는 토스트라며

 

세븐업에 레몬 탄 거랑 같이 주문해봤는데

 

매우 달고 기름지고 이거 하나만 먹어도

 

오늘 하루 수영은 뽀갤 수 있을 것 같은 맛임

 

솔직히 토스트 맛집이라던 란퐁위엔 토스트보다

 

여기 토스트가 더 맛있었다는게 함정

 

먹었으니 이제 바다로 갑니다

 

일찍 오자고 달달 볶인 보람이 있는 듯 합니다

 

아까 밥 먹은 그 점빵에서 파라솔 의자 다 빌릴 수 있고

 

서핑보드에 튜브에 일단 바다에 필요한건 사실 다 빌릴 수 있고

 

샴푸린스 이런것도 다 살 수 있지만

 

문제는 샤워실이 야외라서 옷입고 머리감아야 한다는 거;;

 

 

 

물에 들어가서 첨벙대다 나와서 얘기하다가

 

딸내미는 왜 안 데려왔냐 했더니 오늘 자기는 나 왔다는 핑계로 프리하다고

 

와우 그럼 오늘은 Free Father's day 인거야? 라고 했더니

 

아닌데? 딸 하나 더 보고있는데? 라고 답함

 

.....음..........

 

한대 때릴까?

 

 

한국에서도 안 해본 해수욕을 여기서 다 하네

 

바닷가에 앉아서 오랜 친구와 나눈 대화

 

사실 이 친구 나이를 정확하게 몰랐는데

 

어학연수 당시 난 만으로 갓 스무살이었고

 

얘는 이미 그때 서른이 넘었었다

 

무슨 말만 하면 네가 그래서 어린거야~~를 붙이던

 

그 인연이 이렇게 오래 가고 또 우리가 이런 얘기를 하게 될 줄

 

2006년 내가 스무살이던 시절에는 정말 몰랐었음

 

오늘도 또 남친이랑 헤어진 것도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것도

 

So You are still young~~을 외치면 그냥 모든게 다 해결됨

 

해수욕 첨벙첨벙 하고 점심 먹으러 고고

 

뭘 먹고 싶냐고 묻길래

 

홍콩 오면 딤섬 먹는게 한국 SNS에서는 정량 코스라고 했더니

 

스탠리 마켓 옆에 유명한 가게라고 데리고 옴

 

12시쯤 왔는데 이미 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 했다

 

참고로 여기는 에어컨 빵빵함

 

홍콩인만 가는 맛집답게

 

사진따위는 1도 없는 중국어 번체 메뉴판

 

그리고 식탁 옆 QR코드를 찍으면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고 와이파이 가능

 

하지만 난 귀찮아서 그냥 다 맡겨버림

 

현지인 친구 있어서 좋다는 게 뭔데

 

홍콩 식당들은 일단 저 차는 기본 베이스로

 

13~15HKD 정도 머릿수대로 무조건 시켜야 한다

 

 그렇게 주문한 찻물 주전자로 그릇을 한번 헹궈야 함

 

어디서 본 건 있어서 그건 그대로 따라함

 

저 새우딤섬 맛있어요 진심 존맛 아 하나 더 시킬걸

 

홍콩 가면 새우딤섬 꼭 드세요 두번 드세요

 

아 나 팔자주름;;;

 

아직까지는 하얗게 보이는데 사실 저 날

 

어깨부터 가슴팍까지 다 구워먹었습니다

 

자기 전에 너무 가려워서 왜이런지 봤더니

 

새빨갛게 익어서 가려운 거였음

 

그리고 식당과 스탠리 마켓 사이에 짔는

 

사당에서 잠시 휴식

 

실내는 사진촬영 금지지만 실외는 가능하지

 

이 안에는 레알 이 동네 신이란 신은 다 모여서 한 큐에 기도 가능

 

천후는 어촌마을답게 어선을 보호하는 하늘의 여신이고

 

나도 빌고싶은 소원 있는데

 

이젠 내 손을 놓은 그 사람이 부디 행복하기를

 

스탠리 마켓 안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여기는 홍콩섬 완전 서쪽으로 시내에서 거의 차로 한시간 거리라

 

사실 스티브 없었으면 올 엄두도 못 냈을 곳

 

아 뭐야 저 네온사인 너무 예쁜데

 

저런거 하나 사가고 싶은데

 

한때 아시아 네온사인 문화의 중심이었던 홍콩은

 

중국정부가 네온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쇠락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보면서 후회중 그냥 하나 사서 머리에 이고라도 올걸

 

 

스티브가 계속 관심을 보이며 이거 안해? 이거 해? 라고 물어봤던

 

이름으로 그림 그려서 만들어 액자로 만들어주는 예술품

 

가격은 액자냐 부채냐 족자냐 카드냐에 따라 천차만별

 

베이징에서도 보기는 했었는데

 

사실 홍콩 와서 뭔가 제대로 산게 없긴 합니다만

 

그래서 하나 하기로 함.

 

난 중국어로 얘기했는데 저 아저씨가 내 발음과 스티브와의 대화를 듣더니

 

한국인? 한국인? 팔씹언!! 팔씹언!! 하길래

 

빵터져서 저기서 만들었다

 

사실 내 중국어 이름은 京眞을 그대로 써서 Jing Zhen 이지만

 

내 영어이름 Zi-a의 기원인 知我 임

이번 여행 베스트샷

 

앞 선 커플이 저기서 저러고 찍는걸 보더니

 

스티브가 지금 저 자리에 가서 저렇게 서!! 라고 말해서

 

제대로 건진 사진

 

심지어 왼쪽말고 오른쪽으로!! 얼굴에 빛 비추게!!라고 지도도 해주심

 

....딸 생기더니 많이 발전했는데....???

 

좋은 친구와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스티브가 숙소까지 데려다줌 난 소금물 간신히 씻어내고

 

그리고 얘는 지 선글라스 내 가방에 고이 넣어두고 감

 

뭐 7월 20일 경 가족을하고 한국 여행 온다니

 

이 빚은 그때 갚고 선글라스도 그 때 주기로 했다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때 산책 나와서 마지막으로 본

 

아주 어이없는 옷가게 간판으로 대미를 장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