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엿새째 - 다윈 연구소, 키오스크 저녁시장
일행들은 오늘 상타페 투어를 가기로 했는데
나는 오늘 하루 섬에서 쉬기로 결정
뭔가 바닷가에서 망중한을 보내고 싶어서 갈라파고스에 온 것도 있는데
너무 많은 투어를 다 겪어보려 했더니
체력이나 정신력이 바로 아웃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
오늘 하루 과감하게 쉬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산타크루즈 시내 관광을 하기로 함
그리고 10분만에 후회했다
자전거를 빌릴걸
목적지는 시내에서 걸어서 25분 정도 걸리는 찰스 다윈 연구원인데
땡볕에 사람도 없고 상점들도 거의 문 닫았고
햇볕을 피할데도 없다 모자와 선크림으로 버텨야 한다
갈라파고스의 상점들은 대부분 투어를 갔던 손님들이 들어오는
3-4시경부터 장사를 시작한다
어시장을 지나가는데 오늘의 귀요미
생선 손질하는데 앉아서 졸고있다
아주머니가 신경도 안 쓰고 계속 자기 할 일만 하자
울부짖기 시작한다.
정말 루키랑 똑같네.
이 동상을 지나가면 제대로 가고 있는거임.
이분이 바로 갈라파고스의 영웅
찰스 다윈 되시겠음.
사실 원주민들만 사는 버려진 섬이었던 갈라파고스가 이렇게 유명해진 데에는
이분이 발견하신 동물들과 '종의 기원'이라는 책이 한몫 한 건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묘지를 지나가면 맞게 가고 있는거임.
남미 사람들은 묘지를 참 예쁘게 관리한다.
이런 섬 마을에서 태어나 여기서 평생 살다가 여기서 죽어 묻힌다는건
어떤 기분이려나.
대도시에서 태어난 나는 이해조차 할 수 없는 기분이겠지
오솔길을 따라서 걸어가며 한장
그늘이 없어요ㅠㅠ
사실 투어를 안 나가면 산타크루즈에도 볼 곳이 별로 없다
아침 일찍 나간 관광객들은 3시 넘어서야 돌아오고
대부분의 가게들도 그때쯤에야 문을 연다 날씨도 덥고
유일하게 볼만한 곳이 바로 다윈연구소
다들 자전거를 빌려서 오는데
걸어 오는 사람은 나 한명밖에 없었다
네 연구소를 가실 땐 꼭 꼭 무슨일이 있어도 자전거를 빌려가세요
시간당 2불 아끼려다가 물값이 더 나가요
버려진 항구를 지나서-
설명서에는 찰스 다윈이 이 섬에 올 때에는
이 항구를 통해서 왔다고 한다
그땐 공항이 없었으니께
연구소에 가는 길에는 이런 예쁜 바다도 볼 수 있다
수영복 입고 왔음 여기서 혼자 수영이라도 했을 텐데
이런 바다를 찾아 온 유럽애들 몇명이 놀고 있고
아 정말 갈라파고스의 바다는 예술이다
드디어 연구소 본관이 보인다.
문제는
여기는 말 그대로 연구를 하는 연구소다.
연구동 본관에는 연구원들말고는 들어갈 수가 없고
나머지는 식물을 관리하는 온실과 사진 전시실 정도?
왔으니 이분과 셀카는 한장 찍자
젊은날의 찰스 다윈.
땡볕에 걷느라 혀가 목까지 나왔으니
자전거 안 빌려 아낀 돈으로 여기서 아이스크림 폭풍흡입 하기로
여기 나름 이동네에서는 알아주는 맛집이다
괜찮은 아이스 카페라떼가 있다ㅠㅠ
아이스크림 한보따리에 커피까지 시켜놓고
이거만 10불 넘게 나온듯
한국으로 보낼 엽서를 쓰고 여행 일지도 정리한다
저 수첩 10년전에 샀는데
참 나 따라서 많이도 돌아다녔다
저녁은 되돌아온 멤버들과 함께 키오스크 거리.
이번 숙소가 주방이 없는 곳이라 사먹어야만 한다.
이 동네 외국인들은 다들 여기서 밥 먹는듯.
우리 넷 말고 정녕 한국인이 없단 말인가
산타페섬 투어는 다들 만족도가 높은 듯
투넬리스트 못지 않게 재밌었다고 한다 밥도 맛있었고
갈걸 그랬나-_-;;
새우랑 랍스터 먹었으니까 선택한 회심의 문어.
오늘은 바나나 튀김 아니고 감자튀김
그래 제발 니네 바나나는 튀기지 말아줘.
오 문어도 맛있음 한국에서는 먹지도 못하던 건데
문어 좋아하지만 한국에서는 술안주라 술 못 먹는 나는 마땅한 식당을 찾을수가 없었다
근데 여기 문어 맛있다ㅠㅠ
그리고 기분 좋아진 김에 쇼핑하러 돌아다님
나도 여기만 지나면 한국으로 가니 까짓거 쓰지 뭐
크로스백이 필요한데 맘에 드는게 딱히 없다
저 파란발 그려진 숄더백은 20불 불러 너무 비싸ㅠㅠ
조카 연이 주려고 10불 주고 장만한 망치상어 가방.
애를 꾸역꾸역 내 배낭에 뭉쳐서 넣고 무사히 한국까지 가져옴.
다행히도 좋아함.
만족도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