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년, 하늘에 쓰는 편지
My Jason.
다시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그 생각만 하다가 이렇게 일년이 지나버렸어.
우리 동규.
울고싶을 때만 찾아가는 게 누나가 너무 미안하다.
세상은 하나도 변한게 없고 우리는 한 살씩 더 먹었는데.
너는 스물여덟 그대로 멈춰버렸네.
지금이라도 전화하면 네 목소리가 들릴 것 같은데
왜 그때 문자 한번 더 하지 못했을까
이 생각으로 일년을 후회하며 보냈다
이대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저승에서 너랑 심심하지는 않을테니
세상에 난리가 나도 그렇게 크게 두렵지는 않더라.
하고싶은 말은 참 많은데, 정리가 되질 않아
난 죽을 용기가 없어 살 이유가 없지만 그래도 살고 있는데,
착한 네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어.
보고싶다 아가.
어떻게 모든일이 없던 일이 되겠니.
나보다 어린 놈 먼저 보내는 일 정말 다시는 하고싶지 않다.
널 가슴에 묻은 나도 이런 기분인데 네 가족들은 어떨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중국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아직도 손에 잡힐 것 같은데
이렇게 너는 거기에 서 있고 우리는 시간 따라 앞으로 가면서
이렇게 멀어지는게 그게 이번 생 우리 인연이었나 봐.
누나는 중국에서 혼자 있을 때부터
너처럼 착한 동생 있어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
한번도 말 한 적 없지만
내가 나이가 많은데도 네게 그렇게 기댈 수 있던 게 정말 고마웠어.
사랑한다, 아가.
내가 이렇게 부르는 걸 넌 참 싫어했는데
아마 평생 이렇게 널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하는게
전화 한번 더 하지 못했던 우리가 받아야 할 벌인가봐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흐려진 기분인데
내가 지난 일년간 했던 일을 네가 다 봤을런지 모르겠다.
우리 제이슨.
널 잊기에는 누나는 생각보다 시간이 꽤 많이 걸릴 것 같아.
아직도 난 네 앞에서밖에 편히 울 수가 없구나.
다시 만나면 네가 무슨 말을 할 지 알아
내가 언제 널 다시 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이 오면
그땐 꼭 우리 웃으면서 보기를 바래.
우리 제이슨.
부디 거기서는 네가 편안하기를.
누나는 내가 다녔던 여행들 보두
그냥 네가 함께 와 있었다고 믿을게.
사랑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다시 보자.
사랑한다.